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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꾸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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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꾸네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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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71쪽 | 420g | 153*224*20mm
ISBN13 9788956583570
ISBN10 895658357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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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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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방언들이 오일장에 나올 힘마저 빠져버린 빈사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방언들을 작품 속에 담아두려 하니 마음은 더욱 바빠진다. 고향을 지키는 향토어를 작품에 붙잡아두려는 것은 사라져 가는 고향의 탯말을 보존하려는 뜻도 있지만 더 크게는 방언의 특성을 살려내어 문학어로 성장시켜보자는 뜻이 있기도 하다. 향토 작가이기에 조금 더 잘 알고 있는 방언의 특성을 작품으로 남기자는 것이요, 조상 대대로 써 오던 뛰어난 언어감각을 살려내자는 뜻이다. 말이 그대로 시요 노래인 전라 방언! ‘오메, 단풍 들것네!’의 절창을 앞세우고 그 뒤를 일궈내자는 것이다.
---「자서, 미래 100년을 생각하며」 중에서

지금 같은 다양화 시대에서 방언은 경쟁력이 될 수도 있다. 여러 지역의 특색 있는 방언을 널리 받아들여 어휘를 풍부하게 늘리고 방언의 중요성도 ‘개성’의 측면으로 존중하면 국민화합도 이루어질 것이고, 사상 감정도 풍부해져서 풍성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것이 아닌가. 경직된 표준어 정책으로 국민들의 사고를 획일화, 단순화 시키는 일은 이제 이쯤에서 끝내야 한다. 표준어 정책의 보완이 필요한 까닭이다.
최소한 고유방언은 국어사전에 올려야 하겠다. ‘논바닥에 방을 놓듯 구들장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어 물을 새지 않게 만든 후 농사를 짓는 논’을 일컫는 ‘구들장논’ 같은 방언 말이다.
아름다운 전라도 말 자랑대회’는 끝이 났지만 향토 작가에게 주어진 과제가 이명(耳鳴)처럼 들리기 시작한다. 창에는 달집이 타느라 뻘건 불기둥이 너훌거리고……….
---「항꾸네 갑시다」 중에서

나는 ‘어떤 지나는 손’이 되어 보는 것이다. 봄기운 실눈 속에 아지랑이 아롱거린다. 장자(莊子)는 아지랑이를 야마(野馬)라 했던가. 이제 나는 붕새는 아니더라도 한 마리 텃새처럼 남도 ‘5일장터’를 찾아 나설 것이다. …(중략)… “정년하면 5일장터 돌면서 장터국밥 먹으며 시장사람 냄새를 맡아 보겠다”고 한 지가 벌써 3년이 지나고, 또 1년이 흘렀단 말인가!
국밥 한 그릇을 앞에 놓고 있다. 발걸음 따라 들어선 국밥집도 하나의 선택. 순간순간 일어나는 하찮은 일의 처리도 하나의 결단이 되는 것이다. 봄나물 바구니 앞에서 말을 거는 것도, 어물전을 구경하며 알키헌 홍어 냄새를 공짜로 맡는 것도, 마른대추만을 앞에 놓고 마냥 흥겨운 하루를 보내는 어눌한 할아버지를 사진에 담는 일도, 모두 하나의 결단인 것……. 내가 말바우장을 5일장터 탐방의 시발점으로 잡은 것은 큰 결단이 아닐 수 없다. 왜 그랬을까? 이름에 끌리고, 그냥 마음에 그렇게 하고 싶었던 것뿐이긴 하지만 말이다.
---「말바우장」 중에서

팔도 방언의 말맛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회가 되리라. 전국 방방곡곡에서 반 만 년의 흔적이 밴 귀중한 언어유산을 만나는 일이다. 이렇게 되면, 국어의 전통성도 잇고, 국민감정도 하나로 모을 수 있을 것이다. 방언 중에서 어감도 좋고 뜻도 좋은 단어는 복수 표준어로 껴안으면 좋겠다. 어휘 확장의 한 방법이다. 그러면 표준어가 담당하지 못하는 부분을 방언으로 보충하게 되어 서로 돕는 관계가 분명해지리라. 이제 학교에서도 가르쳐서 언어의 다양성을 살려야 하겠다.
나는 가만히 축제에 나갈 향토어를 떠올려 본다. ‘포도시, 서나서나, 칭그리다……, 서로 앞장을 서겠단다. “그렁께 시방 머시기 축제랑가 잉?” 벌써 저만치에서는 말을 앞세우고 꾸역꾸역 사람들이 몰려든다. 전국의 방언들이 얼싸덜싸어울린다. 서로 신뢰를 쌓으며 닫혔던 마음이 스르르 열린다. 말이 오고가면 감정도 생각도 같이 섞이어 오고가기 때문이다.
---「마실 말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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