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하는 오랫동안 메소드 연기를 해온 배우다. 애송이 같다고 무시하던 영우가 점점 인물에 빠져가는 모습에 감정이 움직였을 거다. 궁금하고, 낯설고, 빠져들고…. 그 감정의 변화를 상황에 맞게 표현하는 데 집중을 했다. 결국 나는 이 친구를 ‘사랑한다’는 마음을 계속 되뇌었지. 재하에게 영우는 어쩌면 나른한 봄날의 긴 꿈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 박성웅, 연기에 미치다, 158쪽
“재하가 연기에 빠져 흔들릴 때마다 곁에 있는 건 희원이지 않나. 깊은 슬픔 속에서도 희원은 두 남자가 느끼는 열병 같은 감정의 중심을 잡아주는 냉정한 역할을 맡아야만 했다. 어려운 과제였지만 잘 해내고 싶었다.”
- 윤승아, 진심을 더하다, 164쪽
“잘하고 싶었고 잘해야 했다. 절대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영우라는 인물에 다가가기 위해 그의 마음을 여러 각도로 해석했고, 최선을 다해 영우를 모호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처음에는 영우가 재하를 당연히 유혹하는 것처럼 행동해야지 했는데, 그게 아니라 정말 사랑하는 건가? 사랑하는 척을 하는 건가? 영우의 행동에 질문을 던지게 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 … 충동적으로 행동하려고 했다.”
- 오승훈, 열정을 태우다, 169쪽
너무 이르고 짠하고 체력도 좋지 않은 시나리오를 급히 내어놓고, 아직 배 속에서 키워야 할 아기를 조산한 듯한 기분으로 이후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덜 큰 아기를 스태프분들이 어르고 보듬고 좋은 걸 먹이고, 배우분들이 그야말로 ‘메소드’ 연기로 살찌워 혈색이 돌게 만들어주신 것 같다.
- 민예지, 4월의 기억, 182쪽
메소드는 연기라는 소재를 통해 예술의 본질을 말하는 오롯이 상징의 세계이자, 오히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은 무대의 원형적인 비극에 가깝다. 이렇게 방은진 감독의 연출 세계에서 일견 비죽 솟아나온 면면들은 오히려 메소드를 새롭게 하는 지점이자, 연출가 방은진의 새로운 전환으로도 해석된다.
- 이화정, 방은진의 예술 세계를 만나는 혹독한 시간, 190쪽
박성웅의 말대로 결국 배우란 “누가 더 미쳤을까 내기하는 직업”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배우들은 욕망한다. 과연 나는 어떻게 네가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너를 완전하게 품고, 너에게 완전하게 소유될 수 있을까. 급기야 광기가 되어 버린 어떤 욕망이라는 이름의 메소드. 결국 메소드란 실패할 것을 예감하면서도 시작되는 어떤 사랑의 다른 이름이다.
- 백은하, 〈메소드란 이름의 욕망 메소드란 이름의 광기〉, 206쪽
결과만이 성과를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다. 과정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두의 노력을 간과하지 말자. 매 순간 우리에겐 황홀한 햇빛과 거세 된바람이 함께했다. 그야말로 인생의 편린이 아닌 가운데 토막을 관통했다. 영화 한 편을 만든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함께 작업한 창작자들 각자의 선택과 능력으로 더불어 격랑을 헤쳐온 것이기에 어떤 결과이든 겸허히 받아들이고 서로를 위로하거나 격려할 마음을 준비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