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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한 다음에 인생을 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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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한 다음에 인생을 즐기자

에바 헬러 저 / 김인순 역 | 열린책들 | 2000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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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22쪽 | 50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3361
ISBN10 893290336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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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김인순
1959년 전주에서 태어나서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였다. 동대학원에서 독문학을 전공하였으며, 독일 칼스루에 대학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역서로는 『거짓말쟁이 야곱』『다른 남자를 꿈꾸는 여자』『법』등이 있다.
저자 : 에바 헬러
소설가로 명성을 얻기 전 이미 사회학자이자 만평 작가로서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에바 헬러는 『다른 남자를 꿈꾸는 여자』와 『가치 있는 남자』가 1백만부 이상 팔려 나가는 대성공을 거두면서 독일 현대 문학의 프론티어로 급부상했다. 그녀의 소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의 모습과 내면 심리를 사랑에의 희구로부터 신분 상승에의 욕망에 이르기까지 적나라하지만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필치로 그리고 있다.

저서로는 사회학서 『광고의 효과에 대하여 : 이론가 실제』를 비롯하여 만평집 『나에게 키스하라. 나는 마법에 걸린 세척기이다』, 『우리는 너무 다를지도 모른다』등이 있으며, 특히 남다른 예지가 돋보이는 만평들로 호평을 얻었다. 날카로운 통찰력을 통해 사회와 인간의 실상, 그 허위와 모순을 여지없이 폭로했다는 것이 그녀에 대한 현재 비평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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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 집, 그러니까 당시 미하엘과 내가 같이 살던 집이 몽땅 도둑을 맞았다. 그러고 나서 6주 후 나는 미하엘을 도둑맞았다. 그는 2년 전 어느 토요일 이사올 때처럼, 어느 일요일 그렇게 돌연히 자취를 감추었다. 9월 17일, 내가 오래 전부터 계획해 왔던 대로 주말에 어머니에게 갔다 돌아와 보니, 이별의 편지가 놓여 있었다. 편지 가장자리는 조의를 표하는 검은 테두리로 둘러싸여 있었다.

<안녕 지빌레, 이 검은 테두리를 만들기 위해 밤새도록 컴퓨터를 더듬거렸어.> 이 구절을 읽는 동안, 그가 밤새도록 나를 더듬은 지 까마득히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다시 읽어 내려갔다. <나는 우리의 관계가 옛날 같지 않다는 말을 얼마 전부터 네게 하고 싶었어. 네 스스로 그것을 깨닫기 바랐지만, 유감스럽게도 헛일이었지. 이젠 이 집을 네게 양도하겠어.> 이 얼마나 관대한 처사인가! 그것은 처음부터 내 집이었다! 그 다음이 가관이었다.

<내 새 주소는 남겨 놓지 않겠어. 그러면 해방되지 못한 네가 영원히 내게 매달릴 게 분명할 테니까.> <해방되지 못했다니>, 이건 대체 또 무슨 소리란 말인가! 쓰라린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여성 해방이란 말인가? 어떤 일에서든 냉정하게 벗어날 때에만, 냉정하게 미소지을 수 있는 법 아니던가? 뻔뻔하게도 그는 종적을 감추는 또 다른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게다가 네 몸매를 한번쯤은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동양 반대편에는 뱃살과 엉덩이 살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고.> 이미 말한 것처럼 당시 나는 조금 통통했었다. 그러나 내가 알기로, 그는 통통한 여자를 좋아했으며 마른 여자는 매력 없고 섹시하지 않은 양철통으로 여겼다. 그러나 미하엘은 남자들이 여자의 몸매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아도 된다고 생각했으며, 자신의 생각 또한 옳다고 믿었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썼다.

<우리가 의식적으로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은, 서로를 위해 잘된 일이야. 그리고 내 새 반려자를 대신해서 앞으로 나와의 모든 관계를 포기해 달라고 부탁하겠어. 나는 그녀를 통해 내게 맞는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어.> 이 말은 내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삶을 살게 했다는 비난인가?그의 마지막 말.<이해해 주어서 고마워.>

그리고 미하엘 그라프라는 이름이 빠짐없이 서명되어 있었다. 국가 공인 이별 담당관의 직인이 없어 유감이었다. 편지 옆에는 종이 쪽지로 싼 작은 꾸러미가 놓여 있었고, 꾸러미에는 이렇게 씌어 있었다. <미래의 네 해방된 삶을 위하여.>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아는가? 콘돔 한 봉지. 아, 그 얼마나 재치가 넘치는가!
--- p.
오늘날 여행의 모헙은 낯선 나라와 사람들이 아니라 낯선 근거리 교총 체계와 자동 판매기를 알게 되는 데있다고 읽은 적이 있었다. 우리 바이에른을 에로 들어보자. 거의 어디에서나 우리의 차표 자동 판매기는, 차표를 제대로 뽑아 내지 못하는 사람은 외국인이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 이곳에 처음 온 사람들은 예외없이 먼저 자동 판매기 위의 교통망 지도에서 시내 목적지를 찾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많은 사람들은 시내의 목적지가 표시되어 있지 않을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지도에는 변두리 지역만 표시되어 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돈을 거칠게 자동 판매기 안에 집어 넣고 여러 개의 번호가 적힌 종이 띠를 받아 든다.
--- p.170
무엇을 가져 갈 것인가? 많이는 아니었다. 큰 트렁크도 필요 없었다. 탐정에게는 검정색 여행 가방이 어울렸다. 여자 탐정들은 검은 속옷을 입던가? 아니면 속옷을 전혀 걸치지 않던가? 탐정이 속옷을 갈아입는 탐정 영화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탐정들은 결코 이도 닦지 않았다.

여름철의 아비뇽에 맞게, 나는 청바지와 티셔츠, 그리고 검정 실크 원피스를 한 벌 넣었다. 그 원피스는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고 입을 수 있었다. 슈퍼마켓, 연극, 가두 축제 아니면 장례식에도 입고 갈 수 있었다. 어디에나 잘 어울렸다. 주름지지 않는 두꺼운 실크 원피스로, 매우 비싼 옷이었다. 그것은 내 구매 상담원 활동의 부산물이었다. 단추 아래쪽에 푸르스름한 반점이 있었기 때문에, 5백 마르크 가량 할인해서 살 수 있었다. 단추를 채우면 보이지 않았지만, 그대로 팔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푸르스름한 반점을 물에 지워지지 않는 검정색 사인펜으로 완벽하게 덧칠했다. 폴크마르는 의도적으로 반점을 만들어냈지만, 내 경우는실제로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실수였다. 나는 새로 구입한, 크고 화려한 스카프도 가방에 넣었다. 광택 없는 붉은 비로드 천에 나비무늬가 하늘거리는 스카프였다.
---pp.161~162
나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의 심리학자들이 그런 유치한 것을 증명했다니, 원인과 결과를 뒤바꾸면 그렇게 유치해지는 것을 대학에서 배운다. 왜소한 남자들은 많은 열등감에 시달리며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하여 가슴 큰여자와 결혼한다고 증명하는 편이 훨씬 더 그럴듯 했을 것이다. 아둔한 남자들이 금발여인을 좋아할 수 는 잇다. 그렇다고 금발의 여인들이 아둔한 남자를 좋아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그런 연구 결과가 남자들을 괜스레 우쭐하게 만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오히려 학자들이 여성들의 머리 색깔로 지성의 정도를 점칠수 있다고 주장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 p.64
'갑자기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도 살다보면 가끔 좋을 때가 있어' 나는 말했다. 미하엘이 부엌쪽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새 친구야?' '훨씬 더 좋은 새 친구야.' 나는 큰 소리로 말하고는 그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그리고 웃으면서 그의 등에 대고 소리쳤다. '다시는 나타나지 마.' 그렇게 해서 그는 내 인생에서 사라졌다.
--- p.405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한번은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을 만나게 된다. 요정은 예기치 않은 순간 갑자기 모습을 나타낸다. 그러면 즉석에서 그것도 아주 정확하게 세가지 소원을 요정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고,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떻게 행복해지고 부자가 되고싶고, 어떤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재가 되고 싶은지 자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모든 일이 잘 되어 간다. 우리는 아주 행복하다. 틀림없이 나의 다음 세가지 소원도 이루어질 것이다.
--- p.27, ---p406
~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한번은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을 만나게 된다. 요정은 예기치 않은 순간 갑자기 모습을 나타낸다. 그러면 즉석에서 그것도 아주 정확하게 세가지 소원을 요정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저 행복해지고 싶고, 부자가 되고 싶고, 독보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떻게 행복해지고 부자가 되고싶고, 어떤 분야에서 독보적인 전재가 되고 싶은지 자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 모든 일이 잘 되어 간다. 우리는 아주 행복하다. 틀림없이 나의 다음 세가지 소원도 이루어질 것이다.
--- p.27,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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