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6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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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440g | 145*210*20mm |
ISBN13 | 9788954643023 |
ISBN10 | 8954643027 |
발행일 | 2016년 11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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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76쪽 | 440g | 145*210*20mm |
ISBN13 | 9788954643023 |
ISBN10 | 8954643027 |
나는 그저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남들이 나를 괜찮은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늘 신경이 쓰였다. 누군가가 나에게 조금이라도 실망하거나, 나를 좋아하지 않으면 이 빈약하고 허름한 트랙에서조차 떨어져나갈 것 같은 불안이 밀려왔다. 책을 뽑아든 건 순전히 저 부분 때문이었다. 이 문장을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이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자신하고 있다는 걸까. 아니면 괜찮은 사람이든 아니든, 남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비치는지 따위는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인걸까. 어느 쪽이든 부럽구나, 같은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장치들로 짐작해 보건데 아마도 이 이야기들에서 괜찮은 사람이 등장할 리 없다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 텐데, 나는 어떤 '괜찮은' 사람을 보고싶었던 건지. (사족이지만 덧붙이자면 저 '괜찮은'의 맥락을 'nice'로 짐작했던게 분명한 나에게 이 여덟 편의 이야기는, 정말 여러가지로 의외의 연속이었다.) '호수 - 다른 사람'의 진영은 의식이 없는 채 누워있는 친구의 연인이, 친구에게 충실했던 과거의 평판과는 동떨어진 사람이라는 것에 불안을 느낀다. 과거 사귀던 사람에게 목을 졸렸던 경험이 있는 주인공의 불안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것이 친구의 이야기인지 그녀 자신의 이야기인지에 대한 경계를 흐트러뜨린다. 남자가 암시하는 폭력성은 진영의 경험과 겹쳐지며 자신이 경험했던 폭력의 주체와 친구를 덮친 괴한이, 그리고 친구의 연인인 남자가 모두 '다른 사람'인가에 대한 확신은 엷어진다. 여기서 여성 독자인 내가,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폭력을 휘두른다고 의심이 되는 남자와 단 둘이 호숫가를 걷고 있는 화자의 객관적인 상태에서 오는 불안에 동요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당연하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서의 불안은 단순히 물리적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여자의 위기감에서만 오지 않는다. 나의 경험일까, 친구의 경험일까? 친구의 연인은 친구에게 정말 폭력을 휘둘렀을까? 친구가 의식을 잃기 전 했던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호수 밑바닥에서 찾아낸 건-그 길고 얇은 물건은 과연 무엇일까? 이 끊임없는 의문들. 섣불리 답을 말할 수 없지만 어렴풋하게 형체를 가진 이 의문들은 점점 이야기에 가속을 붙이며 읽는 이를 불안하게 한다. 표제작인 '괜찮은 사람'에서 화자가 겪고 있는 폭력-혹은 폭력적인 상황- 역시 모호하긴 마찬가지이다. 결혼을 앞두고 있는 나는, 불의의 '사고'로 계단에서 약혼자에게 밀쳐졌다. 아마도 실수일 게 분명하다고 믿고싶은 이 상황에, 나와 약혼자가 결혼 후 살게 될 집을 보러 가는 길에 겪는 불길한 징조들이 층층이 쌓이며 이 모든 일들이, 사실은 의도된 폭력이 아닌가를 의심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오는 봄, 그녀는 그와 결혼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은 그녀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했던 그 무수한 안간힘 중 가장 노력해야 할 일이 될테다. 무지하다는 것. 내가 현재 겪고 있는 것을 단순히 현상으로만 파악할 수 없을 때 불안은 시작된다. 그 너머에 어떤 의도가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것이 뭔지 모르는 데서 오는 불안. 공포는 실체를 알 수 없는,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불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이 소설들은 그 점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독자를 추궁한다. 그렇다면 과연 그 불안이 무엇 때문인지 알게 되면 상황은 개선되는가. 그러니까,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는가? 한 순간의 폭발로 세상이 동시에 암흑이 되는 비극 보다는, 조금씩 온도가 오르는 컵 안의 물에 잠긴 개구리가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닮은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은 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려하기 보다 자신의 괜찮지 않음을 들키지 않으려는 쪽을 택한다. 아마 읽는 이조차도 누가 '괜찮은 사람'인지 알 수 없을 이 소설집의 끝에는, 그래서 결코 괜찮아질 수 없는 사람들만이 남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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