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총장님이 외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하루는 반 총장님의 동생인 반기상 씨와 어린 시절부터 “형”, “형” 하며 따르던 동생의 친구 두 명, 이렇게 넷이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약속시간을 3시간 앞둔 4시경 반 총장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갑자기 중요한 회의가 발생해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반기상 씨는 공무에 바쁜 형님과의 만남이라 그 정도의 돌발 사건은 예상하고 있었기에 별로 개의치 않고 우리끼리 먼저 저녁을 먹고 있을 테니 형님은 회의 끝나고 천천히 오시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반 총장님은 7시가 다 될 무렵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 곧 출발할 수 있다는 전갈을 했습니다. 그리고 꼭 한 시간 후에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그날 반 총장님 이야기를 듣고 반기상 씨와 후배들은 하나같이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회의가 끝난 후 행정부의 수반이자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께서 저녁을 같이하자고 했는데도 사전에 없던 저녁 약속이었기에 선약이 있어 어렵다고 하고 이쪽 후배들과의 약속 장소로 달려오신 것입니다. …
이것이 반 총장님이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입니다. 사정을 안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자신의 제의를 거절했기 때문에 화가 났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 역시 반기문 장관은 정말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가 유엔사무총장 선거에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것도 대통령이 반 장관에 대해 깊은 신뢰감을 느끼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 <리더십 멘토링> 중에서
반 총장님의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을 때 도립 병원 장례식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친구들은 화환 리본에 적힌 이름들을 훑어 보고는 그만 기가 질려 버렸습니다. 대한민국의 높은 사람들 이름은 다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두들 반 총장님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나 망설이고 있는데, 저만치서 친구들을 본 반 총장님이 먼저 다가왔습니다. 그리고는 친구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을 눈치 채고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이고, 자네들 아닌가. 외교관 한다고 평생을 떠돌며 사느라 친구들 경조사 한 번 제대로 못 챙긴 사람인데 이렇게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정말 고맙네. 사실 나는 자네들이 정말 부럽다네. 친구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꼭 챙기지 않는가. 나는 언제나 사람 도리를 다하고 살려는지……. 이 나라 저 나라 떠돌며 살다 보니 사람 도리도 제대로 못하고…… 정말이지 나는 자네들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 아무튼 사람 도리도 못하는 이 친구를 잊지 않아 줘서 고맙네, 정말 고마워.”
반기문 총장님의 이런 말들이 남들에게 겸손하게 보여 좋은 이미지를 만들려고 한 것 같나요?
--- <리더십 멘토링> 중에서
반 총장님처럼 예습·복습을 충실히 하다 보면 같은 내용을 24시간 안에 적어도 네 번은 익히게 됩니다. 이 같은 예습·복습 공부 방법은 특히 영어공부에 매우 효과적이어서 한두 줄 되는 가벼운 문장은 별다른 노력 없이 예습과 복습 과정을 통해 아예 외워 버릴 수 있답니다. 반 총장님의 이런 예습과 복습 습관은 비단 학교 수업뿐만이 아니었어요. 두 달 동안 영어학원을 다닐 때도 매우 특별한 방식으로 예습과 복습을 했다고 합니다. 다음은 친구 분이 들려준 이야기입니다.
“당시 영어학원 원장을 두고 기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참으로 애틋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문이 편에 김밥이나 떡, 우유 같은 것을 싸서 보냈어요. 끼니나 든든하게 챙기라고요. 그 도시락에는 맛난 음식만 들어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예습·복습에 철저했던 기문은 자신이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작은 메모지에 적어 도시락 가방에 넣었다고 해요. Be 동사 진도를 나가고 있으면 미리 익힌 조동사나 일반 동사, 가정법 등에 대한 궁금증을 적어 넣은 것이지요. 수업시간에 손을 들어 물을 수도 있었지만 다른 친구들에게 방해될까봐 그리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 선생님은 되돌려 보내는 도시락에 기문의 질문 내용을 상세하게 정리해서 보냈어요. 당시 선생님은 기문을 무척이나 예뻐했는데, 어머니의 도시락 때문이 아니라 학습 태도 때문이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쉬는 시간이면 스스로 나서 칠판을 지우고 교실 주변을 정리하곤 했으니까요.”
--- <영어공부 멘토링> 중에서
또 집에 돌아와 휴식시간에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팝송을 듣거나 영어 잡지를 뒤적이며 영어와 친해졌어요. 물론 학습 진도 때문에 수학이나 과학처럼 별도의 시간을 할애하여 영어공부에 집중하기도 했지만 ‘생활자체가 매순간 영어와 함께였다’는 것입니다. 꼭 학과공부가 아니더라도 자투리 시간만 나면 자연스럽게 영어와 접하는 쪽을 택한 것이지요.
다시 말해 반 총장님은 영어를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영어를 잘하려고 단기간 영어에만 집중투자하는 방법은 사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단 5분, 10분일지라도 시간이 나면 영어와 친하게 지내려고 노력했던 것이지요.
영어실력을 높이고 싶다면, 시간이야말로 아주 귀중한 친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요. 그러나 하루 10시간 동안 공부하는 것보다 틈나는 대로 10분이고 20분이고 짬짬이 그리고 꾸준하게 매일 공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영어공부 멘토링> 중에서
“자기만의 멘토를 찾아라!” 잘 알고 있겠지만 멘토란 스승이 될 만한 사람, 자기가 앞으로 되고 싶은 사람을 말해요. 저는 여기에 좀 더 다른 말을 보태고 싶어요. 꿈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훌륭한 사람, 성공한 사람을 만나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나보다 못한 사람, 사회적인 약자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볼 수 있고 그들과 더불어 행복하기 위한 꿈을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전 여러분이 그런 사람을 멘토, 스승으로 삼는 것을 제안합니다. …
반 총장님처럼 훌륭한 어른이 되고 싶다면, 나 자신을 위해 강자가 되기 위한 꿈을 갖지 마세요. 무조건 출세해서 사회적으로 대접받고 싶다는 꿈을 갖기보다는 ‘누군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무언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꿈을 갖기를 바랍니다. 반 총장님은 어린 시절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계셨습니다. 만일 반 총장님이 ‘출세해서 경제적으로 풍요롭게 살고 싶다’라는 꿈을 가졌었다면, 결코 인류와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는 지금의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 <세계시민 멘토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