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윤리나 교리 등에 근거하여 선을 그은 뒤, 그 안에서 마음대로 행동합니다. 애인이나 배우자가 있는 사람은 다른 이성을 사적으로 만날 수 없다는 선을 긋습니다. 하지만 학교나 직장에서의 공적 만남은 괜찮다고 생각하죠. 선은 넘지 않았으니까요. (...) 혼전순결을 외치면서 키스는 괜찮다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세요. 고대 이스라엘이나 조선 시대의 혼전 남녀가 당당히 키스할 수 있었을까요? (...) 그 전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똑같이’ 지키지는 않습니다. 조금 다른 선을 긋고, 그 선을 넘지 않는 것에만 집중할 뿐이죠.” --- 본문 중에서
“『성서』의 모든 이야기를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가정해 보세요. 이제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들까요? 그냥 그러려니 할 것입니다. 교양 삼아 읽어볼 수는 있겠죠. 개신교 비판의 핵심 문제는 타자에 대한 증오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랑입니다.” --- 본문 중에서
“왜 평소엔 관심 없다가 필요할 때만 교회를 찾는 걸까요? 교회 안팎에서 이런 태도를 기복신앙이라고 비판합니다. 목적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니 기복신앙이 맞죠. 하지만 그게 문제의 핵심은 아닙니다. (...) 필요할 때만 하는 신앙생활의 본질적 문제는 신과 인간을 혼동하는 것입니다. 신을 간절히 말하면 들어주고 명령에 복종하면 상을 주는 존재라고 여기는 거죠. 평소에 명령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것은 유감이지만, 신의 넓은 사랑은 돌아온 자신을 받아줄 거라고 믿습니다. ‘탕자 이야기’에 나오는 아버지처럼 말이죠. 그래서 필요할 때만 찾는 신앙생활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