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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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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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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342g | 128*188*30mm
ISBN13 9788939230095
ISBN10 8939230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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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람도, 허황한 사람도, 주제넘거나 교활한 사람도 없다. 부모는 지극하고 아들딸은 성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불행하고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 법 없이도 살 착한 부모가 낳아 기른 자식들은 무력할 뿐, 무전유죄요 유전무죄의 세상에서 무구할 도리는 없다. 홍양순은 명치 깊이 욱여넣은 분노와 슬픔을 한 자 한 자 눌러쓴다. 아버지의 실종과 어머니의 자살로 추정되는 실종으로부터 비롯된 사건과 그 이면의 비밀을 그려내는 작가의 펜은 신중하고 주밀하다. 긴박한 문장에 이끌려 가쁘게 달리다 보면 어느덧 아무도 미워할 수 없는 분노와 모두를 연민할 수밖에 없는 슬픔의 경지에 다다른다. 빈 쭉정이가 되어버린 부모와 어미를 파먹는 새끼거미가 된 자식들은 서로를 얼비치는 경상(鏡像)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홍양순이 그리는 가족이라는 그림은 마냥 아름답지 않다. 모든 판타지를 걷어낸 그것은 참혹하기까지 하다. 섣부른 희망이나 지리멸렬한 교훈을 말하지도 않는다. 그 이름만으로 ‘힘이 되고 꿈이 되고 갈채가 되던’ 시절은 지나갔다. 그러나 세상과의 쟁투에서 패배한 자식을 ‘오로지 자부심, 오로지 긍지’로 지키며 ‘맹목적인 지극함’을 바치는 부모가 있는 한 어쩔 수 없다. 자연의 본능을 넘어 스스로 선택한 운명으로서의 가족, 그 자닝한 인연을.
-김별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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