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2함대 사령부가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단 거리에 있는 함정이 뭔가?” “마침 단군함이 인근 해역에서 순찰 중이라 전속력으로 가면 북쪽으로 넘어가기 전에 길목에서 차단할 수 있습니다.” “북방한계선을 넘으면 절대 안 돼.” “아슬아슬하긴 합니다.” “젠장. 어서 지시 내려.” “소령님, 상대는 대령입니다.” “시끄럿!” 지금은 계급 타령할 때가 아니었다. 곧바로 지시가 단군함에 떨어졌다. 단군함에서도 이미 레이다로 파악한 후 서해호 쪽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거리를 좁힌 탓에 거의 가시권이었다. “아무래도 이건 이상해.” “맞습니다.” 긴장감이 담긴 대화가 이어지던 때, 다른 참모의 긴박한 목소리가 김성준 함장에게 들렸다. “2함대 사령부입니다.” “연결해.” 굳은 목소리가 들린 후 무전이 시작됐다. “함장님, 어선이 납북 중이랍니다. 그곳으로 가서 막으란 지시입니다.” “알았다. 바로 조치한다.” 짤막한 지시에 단군함에 비상이 걸렸다. “총원 전투 배치.” 함내 방송에 쉬고 있던 수병들이 비 맞은 메뚜기처럼 움직였다. 그리고 축 늘어졌던 함포가 다시 힘차게 올라갔다. “엔진 최고 출력으로 북동동으로 항진하라.” “엔진 전속!” 참모의 복창 소리가 긴장감을 더해 줬다. 쏴악! 단군함은 서서히 속력을 올려 거침없이 파도를 갈랐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김성준 함장이 부관에게 말했다. “도착 시간은?” “약 10분 후입니다.” 거리를 생각해 보던 김성준 함장이 고개를 저었다. “늦어. 엔진이 깨져도 좋다. 전속력으로!” 참모가 바로 무전기를 들고 고래고래 악을 썼다. “엔진 출력, 최대 토크로!” 우르릉! 그 한 마디에 우람한 엔진이 발악하듯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