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쉼 없는 하루. 계속되는 고된 작업. 미치도록 사랑하던 일이 어느새 나를 지치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었다. 행복해지고 싶었지만 상처를 치유할 마음의 여유도 사치처럼 느껴졌다. 더 많이 바라고 보상 받기를 원할수록 그만큼 보여 지는 것들에 얽매이는 기분이 들었다. 거울 앞에 서서 내 모습을 보니 어느 때부터 달라 보이는 순간이 찾아 왔다. 내가 잃어버린 게 뭘까, 나는 궁금해졌다. 이대로 가다 보면 원하던 길에 도달할 수 있을까? 무슨 일이든 천연덕스럽게 받아들이던 내가 어느새 그 어떤 표정도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4년 전 순례길을 걸으며 들었던 그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그 순간 공허했던 내 마음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며 따뜻한 공기로 가득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곳을 걸으며 가졌던 감정들, 향수, 영원할 것 같은 마음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내 모습을 보며, 그 길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난 4년의 시간 동안 그곳을 잊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낭떠러지」중에서
“난 돈도 없고, 시간도 부족하고. 너처럼 씩씩하지도 않아” 산티아고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할 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이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돈? 솔직히 말하면 내가 더 없어.
시간? 나도 너만큼 바빠.
용기? 난 용기가 있는게 아니라 쓸데없는 걱정을 안 하는 것뿐이야.”
일단 저지르고 목표에 맞춰서 부단히 움직일 뿐. 언제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었고 예상치 못한 길로 들어섰을 땐 또 다른 새로운 길이 열리곤 했다. ---「여행은 저지르고 보는 거야」중에서
오르막길이 오르막길이 아니고 내리막길이 내리막길이 아니라 결국엔 모두 하나의 길임을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는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