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프라임


잃어버린 나를 찾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창의성과 인성이 화두가 되며 교육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일찍부터 입시경쟁에 뛰어든 지친 아이들에게 학교는 재미없는 공간이 되었고, 공부 스트레스는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쉼 없이 달리면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까지 학교 안 사람들은 과도한 경쟁으로 모든 게 소진된 상태를 뜻하는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의 문제를 파헤치기 위해 현재의 교육 현장을 돌아보면서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에 질문을 던지고, 학교 안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본다.


1. 교실에 온 돼지 - 낯선 존재와의 조우

아이들, 돼지의 매력에 빠지다!

도심 속 평범한 초등학교에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짧은 다리와 들창코를 가진 진짜 돼지가 느닷없이 5학년 4반 교실에 전학을 온 것이다. 아이들은 돼지에게 깜둥이란 이름을 지어주며, 서로 돼지의 똥을 치우려 했고, 함께 산책을 즐기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물론 모든 아이가 돼지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 다른 출발선에서 조금 다른 속도로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 갔다. 깜둥이를 보살피는 데 있어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은 스스로 토론했고 공감했으며, 주말에도 학교를 찾아와 간식을 챙겨줬다. 또, 더 넓은 축사로 옮긴 깜둥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직접 영상을 찍어 깜둥이를 사랑해달라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깜둥이가 온 후 학교생활이 행복해졌다고 말하던 아이들, 그런데 무더운 여름이 오고 방학이 왔다. 아이들은 이 위기를 극복하고 무사히 돼지를 기를 수 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아이들의 지친 일상을 뒤흔든 깜둥이와의 시간을 통해 맘껏 피어날 수 있는 아이들이 경쟁이라는 세상에 너무 빨리 던져진 것은 아닌지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본다.


2. 교실에 온 돼지 - '진짜' 열두 살의 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만큼 책임감이 따른다!

아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깜둥이는 방학과 함께 외면당했고, 폭우로 축사는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개학 후 담임선생님은 방학 동안 아이들이 깜둥이를 잘 돌보지 못한 이야기를 하며 이대로라면 깜둥이를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 단호히 말한다. 사실 깜둥이 몸집이 급격히 늘어나고 배변량도 많아져 열두 살 아이들이 무조건 사랑하기엔 그리 쉽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외면할 수 없었던 아이들은 토론을 통해 해결해나갔고, 어느덧 깜둥이와의 이별 시간이 찾아왔다. 깜둥이를 보내기 전날 밤 캠핑을 하기로 한 아이들은 예전에 산책했던 기억이 떠올라 흥분한 깜둥이를 보며 낯선 감정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돼지를 키우는 프로젝트를 전후로 시작한 자아 존중감 검사에서 평균 6.26% 향상된 결과를 보여줬다. 과연 이 결과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아이들의 지친 일상을 뒤흔든 깜둥이와의 시간을 통해 맘껏 피어날 수 있는 아이들이 경쟁이라는 세상에 너무 빨리 던져진 것은 아닌지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본다.


3. 우리, 여기 있어요

아이들 시선, 그대로의 이야기를 듣다!

고등학교 2학년 4명의 학생이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가방 무게를 재어보고, 저마다 삶의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그리고 이들은 고등학교 3학년이 되어 잃었던 모습을 찾기 위해 새로운 영상을 제작했다. 그런데 나를 잃었다는 것, 과연 입시 경쟁의 끝에 선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만의 이야기일까? 학교라는 곳으로 들어오며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각자의 공간에 숨어 흐느끼고 있다. 전교 상위권을 놓쳐본 적 없는 중학교 2학년인 학생은 직접 운영하는 블로그에 '이번 중간고사 성적을 보고 진지하게 자살이란 걸 생각해보려고 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한 정신 분석가는 우리 사회가 '열심히 해라', '최선을 다해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말한다. 도대체 얼마나 더 열심히 살아야 할까? 영상을 만든 학생들의 대화와 그들의 학교생활을 살펴봄으로써 아이들의 진짜 속내를 들어보고, 공부 블로그를 운영하는 중학교 2학년 학생과 정신 분석가와의 상담을 통해 우리 한국사회가 가진 열심 증후군은 이대로 괜찮은지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