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에 걸터앉아 솔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가죽나무들이 중얼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바람 흔들릴 때마다 기침 소리가 크게 일렁인다. 숨 죽여 들어보면 올여름 비가 참 많이 내렸다는 얘기다. 또 필요한 만큼 뿌리로 잡고 나머지는 그냥 흘려보냈다는 말들이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나무들이라고 보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의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동물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면 거기에는 싸움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의 생각이 틀림없이 옳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 줄도 알아야 하고 또 자신의 주장을 굽힐 줄도 알아야 원만한 회의가 가능하다. 사자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회의는 결국 절벽으로 떨어지거나 막다른 길에 부닥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삶에서 정답은 하나가 아니다. 여러 개가 모두 정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그걸로 인해 지금의 젊은이들이 너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그것도 맞다고 말해 줄 때가 되었다. 4지선다, 5지선다의 폐해에서 빨리 벗어나는 것이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말해 주어야 할 때가 되었다. 여기에 그냥 삶을 살아가는, 삶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선이 있다고 봐줬으면 좋겠다. ---「서문」 중에서
내 생명력의 큰 힘은 그대에게서 오는 거랍니다. 그대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지치고 힘든 줄 모를 겁니다. 절망의 큰 강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밝은 빛이 저기 어디쯤에서 보이긴 하지만 그곳까지 갈 수 있는 힘도 없고 능력이 나에겐 없어서 그저 바라보고만 있었어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모든 벌레들이 벌레의 탑 꼭대기까지 오르려고 노력하는데 그 속에 휩쓸리지 못한 채 그저 다른 벌레들의 바닥에 깔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이름 없는 한 마리 애벌레처럼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요.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이유를 말하라면 ‘이것이다’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대를 생각하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즐겁고 행복하답니다. 사랑하는 이여. 그대도 나와 같은 감정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대도 나로 인해 행복하다면 내 즐거움은 더욱더욱 커져서 하늘까지 닿을 겁니다. 그래요, 오늘도 그대로 인해 행복한 하루 보낼게요.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