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생. 본명은 경손(慶孫). 도향 이외에 빈(彬)이라는 필명도 사용하였다. 이상, 김유정, 이상화, 김소월 등과 마찬가지로 지극히 짧은 생을 살다 죽은 요절한 천재 소설가다. 배재 학당을 거쳐 경성의전에서 수학하였다. 스무 살의 어린 나이에 연재한 장편 소설 『환희』로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다. 그의 소설 덕분에 〈동아일보〉 발행 부수가 늘어났다고 한다. 이처럼 화려하게 창작 활동을 시작했지만, 그의 삶은 비극적이었다. 그는 가업을 잇기 위해 경성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해 놓고도 장롱 속 돈을 훔쳐 몰래 일본으로 도망가 문학을 공부하려고 했을 정도로 문학을 사랑했다. 들고 간 돈이 떨어져 귀국한 뒤에는 동인지 『백조』에 참가하고 장편 소설 『환희』를 연재하면서 단번에 문단의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명성이 돈을 벌어다 주지는 못해서 항상 곤궁한 생활에 허덕여야 했다. 문학 공부를 위해 재차 도일했을 때에는 그야말로 궁핍하고 고독한 생활을 보내야 했다. 초기의 작품 경향은 감정의 발산이 지나친 낭만주의 성향의 것이었으나 그 후 곧 사실주의 경향의 소설을 창작하여 좋은 작품을 많이 남겼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던 이 시절에 발표한 「벙어리 삼룡이」, 「물레방아」, 「뽕」이 그의 대표작이 되었다. 스물다섯이라는 한창 나이에 병상에서 죽어갈 때도 원고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한국근대문학사에서 최초로 요절한 젊은 천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