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은 성장의 끝이 아니라 과정이며, 산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성장의 과정임을 나이 들수록 절감하고 있다. 그런 훈련의 과정들을 거치면서 얻게 되는 상처들을 숨기고 싶은 창피한 흉터로 남길지, 아니면 자랑스러운 삶의 훈장으로 만들어 갈지는 결국 다 ‘지 할 나름’이다. 당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지만, 당신 스스로가 자신을 사랑하면 적어도 한 명 더 느는 것은 확실하니까. ?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여유로운 시선과 높은 자존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았던 것이 결코 아니다. 앞서 고백했듯이, 열등감으로 점철되어 사는 게 지옥이었던 때가 내게도 분명히 있었으니까. 모든 성장에는 성장통이 따르게 마련인 것처럼, 내가 이십 대를 거치고 또 삼십 대를 거치면서 겪어야 했던 그 수많은 시행착오와 난관들은 오늘의 성숙한 나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과정이었다고 나는 생각한다.---열등감 극복 대장정
큰일을 겪어보면 사람들이 새롭게 보인다. 그렇게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써 주시는 분을 만나면 나의 편협한 안목에 반성하게 된다. 얼굴 보면 늘 반갑게 웃고 하던 사람이라 꽤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조사에 무소식인 분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멀어지고 만다. 인간이기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일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나는 인간관계의 깊이가 세월의 무게에 반드시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인연을 끊어낸다는 것도 쉽지 않지만,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내어가면서까지 그 인연을 유지하는 것도 능사는 아니기 때문에 가끔씩 우리에게는 아프지만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사람 때문에 힘들지만 또 사람 때문에 기운 차린다고 하지 않는가. 상처받은 영혼을 가진 우리들은, 그 희망으로 내일의 새로운 관계를 기대하며 서로 어루만지며 살아가는 것이다.---인간관계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대체로 3,5,7,9 하는 식으로 권태기 아닌 권태기가 찾아온다. 3년차 때 한 번, 5년차 때 한 번, 이런 식으로 말이다. 과연 이 일이 내게 맞는 걸까, 어떤 선택이 제일 좋을까, 지금 나의 결정은 옳은 것일까 하는 고민들이 분명히 줄줄이 비엔나처럼 꼬리를 물고 이어질 것이다. 그럴 때는 자신만의 확고한 선택 기준만 있으면 걱정할 것이 없다. 나에게는 그것이 마음속 울림이었다. ?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것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도, 부모님이 원하는 것도 아닌 순전히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했기에 나 아닌 다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최선을 다 할 수밖에 없었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 우리는 아직 충분히 젊다. 도전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최선을 다하기에 늦은 나이는 더 없다. 남은 인생 수 십 년 동안 내게 찾아 올 그 숱한 가능성과 기회들을 생각하면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짜릿하게 흥분된다.---일에도 권태기가 찾아온다
최상의 선택은 상대방이 누구냐가 아니라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서, 그 사람 자신이 어떤 때에 무엇으로 행복해 지는지에 따라서 어떤 상대와 더 잘 맞을 지가 달라진다. ? 철없던 시절 좋아했던 카리스마 있는 혁명가 스타일의 남자는 자기중심적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나처럼 역시 자기중심이 확고한 사람이랑 파트너가 되면 분명히 부딪히는 면이 많을 것이다. 그런 경우 내가 나를 바꾸거나 하지 않는 이상 그 결합이 제대로 유지되기가 어려울 것이 뻔하기 때문에 나에게 잘 맞는 좋은 상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존경하는 사람은 위인전으로 만나면 된다는 사실도 그 때 알았다. ? 스스로를 먼저 파악하고 나서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을 만나면 인생의 오류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결혼에 관한 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