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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피를 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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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아, 피를 토하라

한승원 | 박하 | 2014년 03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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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3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00g | 130*190*30mm
ISBN13 9788965702009
ISBN10 896570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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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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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오메! 뭔 달이 저리 징그럽게 환하다요?”
남자는 달빛을 징그럽다고 말하는 여자의 몸속으로 흘러들었다. 남자의 숨소리가 갈대숲을 흔들었다. 달과 안개와 갈대숲이 알 수 없는 가락으로 출렁거리고 있었다. 그들의 몸속에서, 형체를 알 수 없는 천둥소리와 지령음(地靈音)이 두리둥둥 두리둥둥 울리고 있었다. 여자의 심연 속에, 멀고 먼 하늘의 달로부터 흘러온 신화 한 자락이 이무기처럼 똬리를 틀고 있었다.
꿈이었다. 여자는 그 꿈을 접신(接神)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어느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는데, 한 달 뒤부터 입덧을 했고 다음 해 초여름에 여자의 배 속에서 남자 아이가 태어났다. 살갗이 백옥같이 희었고,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글었고, 응아 하는 고고(呱呱)의 소리가 하늘의 편경을 울려대는 것 같았다. 아기는 젖을 탐했고, 금방 먹고 나서 또 배가 고프다고 두 팔 두 다리를 해작거렸다. 제때에 젖꼭지를 물려주지 않으면 보채며 악을 쓰듯이 소리쳐 울어댔다. 그 울음소리가 하늘의 악기 소리처럼 향 맑았고, 쨍쨍 울리면서 하늘로 치올라가고 멀리멀리 퍼지곤 했다.
-13~14p

불그스레한 꽃송이들이 지천으로 달려 있었다. 꽃송이들을 따서 바가지에 담았다. 열꽃 피는 내 새끼를 위해 이 매화꽃들이 피어났다. 바가지에 꽃송이들이 수북하게 담겼다. 그것을 부엌으로 가지고 갔다. 화덕을 걸고, 그 위에 노구솥 뚜껑을 거꾸로 엎었다. 꽃잎들을 털어 붓고 화덕에 불을 지폈다. 꽃잎들이 향기를 뿜으면서 노릇노릇 볶아졌다. 볶은 것을 절구통에 넣고 절구로 찧었다. 몽근 가루가 되었다. 그 가루를 사발에 담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아들에게 입을 크게 벌리라고 했다. 그가 입을 벌리자, 매화꽃 가루 한 숟가락을 입 안에 털어 넣어주었다. 따스한 물 사발을 주면서 “꿀렁꿀렁 해갖고 눈 딱 감고 삼켜라.” 하고 말했다. 임방울은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삼켰다. 어머니는 다시 한 숟가락을 먹였다. (중략)
“손님은 매화 향기를 좋아한단다. 그래서 매화꽃이 필 때 오시고, 그 꽃잎 볶은 가루를 드리면 흔쾌히 떠나가신단다.”
어머니는 네모난 상에 정화수를 떠 올렸다. 상을 들어다가 툇마루에 놓고 징을 엎어놓고 두들기면서 비손을 했다. 손님께서 오시기는 했지만, 한사코 조용히 흔적 남기시지 말고 다녀가시라는 비나리였다.
-75~77p

허공은 아득하고 음음한데 하얀 벚꽃 잎 같은 눈송이들이 사뿐사뿐 흘러내리고 있었다. 저세상으로 간 한 많은 혼령들이 눈이 되어 팔랑거리며 내려오고 있었다. 그의 머리에 산호의 얼굴이 그려졌다. 그녀의 혼령이 눈송이가 되어 그에게로 돌아오고 있었다. 꼴머슴을 살던, 아랫마을의 부잣집에서 아기업개 노릇을 하던 삼례의 얼굴을 빼다가 박은 듯싶은 산호였다. 가슴이 뜨거워졌고 수런거렸다. 그 수런거림을 소리로 뿜어내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의 혀는 굳어 있었고, 그의 몸은 무력했다. 살갗이 깡말랐고, 맥이 빠져 있었다. 그는 심호흡을 했다. 삼례로도 보이고, 산호로도 보이는 얼굴이 빙긋 웃으면서 ‘얼른 일어나시오. 소리하러 가게. 나 방울이가 하는 소리를 듣고 싶소.’ 하고 말했다. 꽃잎 같은 눈송이들은 솜덩이처럼 쌓이고 있었다. 눈송이들이 흘러내리는 허공에 또 하나의 세상이 있었다. 세상은 한도 끝도 없이 넓었다.
-96~97p

그녀는 그의 품속에 얼굴을 묻은 채 숨을 거두었다. 그 화사한 복사꽃잎 같던 산호가 회흑색의 낙엽처럼 스러져 가다니,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싶었다.
산호의 관은 광주에서 담양으로 나가는 들판 건너의 나지막한 산기슭의 공동묘지로 갔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두껍게 덮여 있었다. 바람 한 점 없었다. 금방이라도 빗줄기가 쏟아질 것 같았다. 소복을 한 기생들 몇과 산호에게서 술과 밥을 얻어먹곤 한 소리꾼 몇이 뒤를 따랐다. 임방울은 흰 두루마기에 흰 두건을 머리에 쓴 채 그 뒤를 따랐다. 콜롬비아의 젊은 직원이 그를 놓칠세라 뒤따랐다.
붉은 무덤을 만들고 그 위에 잔디를 입히기 시작했을 때부터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무덤에서 붉은 물이 흘러내렸다. 임방울은 가슴이 쓰라렸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중략)
그는 삽자루를 잡고, 삽날의 등으로 무덤의 표면에 심겨진 잔디를 두들겨주었다. 가슴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슬픔과 허무의 뜨거운 바람이 목구멍을 타넘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것을 토해냈다.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한디 혼은 어디로 행하신가…….”
뜻밖에 그것은 한이 가득 든 계면조의 애원성이 되고 있었다. 그가 뱉은 소리는 쏟아지는 빗줄기와 함께 무덤을 에워싸고 맴을 돌았다. 그것은 살아 꿈틀거리는 구슬프고 으스스한 바람 한 줄기가 되었다. 그것의 한 가닥은 먹구름 낀 하늘을 향해 날아가고, 다른 한 줄기는 이 산 저 산의 골짜기와 등성이의 숲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의 몸 깊은 곳에서 연달아 소리가 솟구쳐 올라왔다.
“황천이 어디라고 그리 쉽게 가려는가. 그리 쉽게 가려거든 당초에 나오지를 말았거나……”
진양조의 계면조 소리 굽이굽이에는 산호에 대한 애달픈 사랑과, 슬픈 사이별의 한과, 피 맺힌 생명력의 촉기가 어려 있었다.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하나같이 어흑어흑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133~135p

백성도 살아 있고 소리도 살아 있다. 온 나라 사람들이 내 소리에 환호를 한다. 사람들의 가슴에 들어 있는 한스러움과 내 속에 들어 있는 한스러움이 서로 맞닥뜨려 환희의 불꽃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간드러진 계면조의 서편제 소리와 웅혼한 동편제 소리가 서로 어우러진 것을 사람들은 반기고 즐기는 것이다. 그 환호가 옛날 임금이 내려주었다는 금팔찌보다 더욱 값진 것이다. 〈춘향가〉에서 암행어사가 되어 남원으로 온 이몽룡이 어사출또를 하여 세상을 바꾸어놓고 춘향이를 구제하듯이, 망해버린 나라의 사람들은 누군가가 세상을 바꾸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 한스러움을 위무해주는 것이 내 소리여야 한다. 파도는 드높았고, 연락선은 거친 파도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며 부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p.163~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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