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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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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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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45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6507
ISBN10 893291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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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선 노예제에 관해서 직접 목격한 것에 한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을 뿐이다 ─ 내가 알고 있고 개인적으로 직접 경험한 것에 한해서만 말이다. 내 목표는 사실들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진술하는 것, 내 삶의 이야기를 과장 없이 전달하는 것일 뿐, 소설책 속의 이야기들이 실제보다 더 잔인한 학대나 더 가혹한 속박을 말하고 있는가 하는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p.26

그날 밤은 거의 눈을 붙이지 못했다. 머릿속에서 생각이 바쁘게 돌아갔다. 집에서 수천 마일 떨어져 있다는 것 ─ 말 못 하는 짐승처럼 거리로 내몰렸다는 것 ─ 무자비하게 사슬에 묶여 뭇매를 맞았다는 것 ─ 그러고는 심지어 나도 노예가 되어 노예들과 함께 있다는 것, 이런 것이 가능한 일일까? 지난 몇 주 동안의 사건들이 정말 현실일까? ─ 아니면 계속 기나긴 꿈의 암울한 단계를 지나고 있을 뿐일까? 이것은 결코 꿈이 아니었다. 내 슬픔의 잔은 넘치도록 가득 차 있었다. 곧이어 나는 잠자는 동료들의 몸뚱이 한가운데서 여전히 밤잠을 못 이룬 채, 신을 향해 두 손을 들어 올리고, 불쌍하고 버림받은 이 노예들에게 자비를 달라고 애원했다. 전능하신 우리 모두 ─ 자유인과 노예들 ─ 의 아버지께 내 고난의 짐을 이겨 낼 힘을 달라고 애원하면서 좌절한 영혼의 탄원을 쏟아 냈다. 아침 햇살이 사람들을 잠에서 깨우고 속박의 또 하루로 내몰 때까지.---p.80

마침내 해가 저물고, 밤이 끌고 온 검은 덮개가 거대한 늪을 암흑 속에 덮어 버렸다. 순간순간 늪살무사의 소름끼치는 이빨을 느끼게 될까 봐, 또는 방해받은 어느 악어의 아가리 속에서 뭉개질까 봐 두려워하며 나는 여전히 휘청거리며 나아갔다. 이제는 그 두려움이 뒤쫓아 오던 사냥개에 대한 두려움과 거의 맞먹었다. 얼마 후 달이 떠올랐고, 치렁치렁 기다란 이끼들을 늘어뜨린 채 겹겹이 뻗은 나뭇가지들 사이로 부드러운 달빛이 조용히 숨어들었다. 조만간 이보다는 덜 황량하고 덜 위험한 곳이 나오기를 내내 바라면서, 자정이 지나서도 나는 계속 앞으로 갔다. 그러나 물은 점점 더 깊어져 걷기가 어느 때보다 더 힘들었다. 나는 더 이상 나아가기가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더욱이 사람 사는 곳에 무사히 도착한다고 해도 누구의 손에 떨어질지도 알 수 없었다. 통행증이 없으니, 백인이라면 누구든 내키면 나를 체포해서, 내 주인이 〈재산 증명을 하고, 비용을 지불하고 나를 데려갈〉 때까지 감옥에 가둘 수 있었다. 나는 길을 잃고 헤매는 가축이므로, 혹시라도 운 없이, 법을 잘 지키는 루이지애나 주민을 만난다면, 그는 당장에 나를, 아마도 우리에 가두는 것이 이웃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할 터였다. 사실 내가 가장 두려워해야 하는 게 무엇인지 판단하기 힘들었다 ─ 개인지, 악어인지, 아니면 사람인지!---p.142

멕시코 전쟁 동안 부풀었던 그 얼토당토않은 희망들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승리의 소식은 큰 집들을 환희로 채웠지만, 오두막에는 슬픔과 실망만을 가져다주었다. 내 생각에 ─ 그리고 나도 이런 감정을 조금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 바이유 뵈프 연안에서, 침략군의 접근에 기뻐서 만세를 부르지 않을 노예는 50명도 안 된다. 사람들은 무지하고 비천한 노예는 자기 잘못을 아예 모른다고 자기들 편한 대로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속인다. 노예들이 꿇었던 무릎을 펴고, 찢어져 피 흘리는 등으로 일어설 때는 오직 순종과 용서의 마음밖에 없을 거라고 상상하며 스스로를 속인다. 노예의 기도가 하늘에 들린다면 그날은 올 것이다 ─ 반드시 올 것이다 ─ 이번에는 주인들이 헛되이 자비를 구하며 울부짖을 무시무시한 복수의 날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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