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창 스케치북

꽝꽝 언
유리창은
나만의 스케치북

손가락
호호 불어
아무 거나 그린다

어흥어흥 엄마도 그리고
삐죽빼죽 언니도 그리고
동생 머리에 뿔도 그려 보고

꽝꽝 언
유리창은
비밀 없는 스케치북.

김지나 저자의 동시집<br/><br/>

이제 주민등록증을 교부받을 나이로 문학지의 등단 요식을 거친 예가 김지나의 경우 말고 누가 있을까, 하는 궁금함을 누르며 그의 시를 읽었다. 글로 만난 김지나는 그 나이답게 맑고 어여쁘다.

거짓말을 하면/코가 길어진다는/피노키오는 거짓말쟁이//
엄마한테/거스름돈 없어요/거짓말 하고//
아빠한테/동생 안 때렸어요/거짓말해도//
동글동글/납작한 /내 코는 그대로인 걸//
그런데/가슴이 따끔따끔/무지 아프다.
__<거짓말쟁이 피노키오> 전문

이 시를 읽으며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귀여운 반성문을 시로 엮어내고 얼마쯤은 후련했을 그 마음, 진정 동심(童心)이라면 이런 텃밭에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 정두리(시인,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