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EPUB
마리 오 정원
eBook

마리 오 정원

[ EPUB ]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6,600
판매가
6,600
추가혜택
쿠폰받기
구매 시 참고사항
  • 2020.4.1 이후 구매 도서 크레마터치에서 이용 불가
{ Html.RenderPartial("Sections/BaseInfoSection/DeliveryInfo", Model); }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2월 06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9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3만자, 약 3.3만 단어, A4 약 65쪽?
ISBN13 9788957075692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손끝이 닿은 화분이 오묘한 청잣빛을 냈다. 화분을 커다란 탁자 위에 올려놓더니 밑바닥에 작은 알갱이의 부엽토를 넣고 검은흙을 덮었다. 능숙하게 움직이는 마리의 가늘고 메마른 손가락은 충분히 아름다웠다.
마리가 그의 손톱이 담긴 유리병을 집어 들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마리가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리는 그의 손톱을 화분 속에 쏟았다. 스르륵, 빗장이 풀린 듯 내 안의 등뼈 속으로 바람이 지나갔다.
“주술의 첫 번째 단계는 환화초 씨앗을 심는 것으로 시작해요.”
씨앗의 모양은 아몬드처럼 타원형이었고 색깔은 그보다 옅었다.
“당신이 심어야 해요, 마음속의 모든 것과 함께.”
마리가 나에게 씨앗을 내밀었다. 완전한 원(怨)이 서린 독(毒)이라고 말하는 마리의 시선이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했다. 나는 씨앗을 받아 들었지만 선뜻 화분에 심을 수 없었다.
“원하지 않으면 지금 그만둘 수도 있어요. 선택은 당신이 하는 거니까.”「마리 오 정원」---pp.46~47

남자는 그 후 날마다 아이를 위해 영화를 틀었다고 했다. 아이가 늘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보며 묘지 앞에서 일종의 축제를 벌인 것이다. 아이가 자신들 곁에 함께 있다고 믿으며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남자의 아이는 바람을 타며 찾아온다. 스크린 자락을 흔들고 캐릭터들의 몸을 구부리며, 부부를 위해 춤춘다. 그러니까 부부에게 영화관은 곧 행복의 묘지라는 말이었다.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죽은 영혼이 찾아와 입김을 불어 넣고 바람을 타며 춤을 춘다는 게. 남자는 내 마음을 읽었는지 때로는 보이지 않는 것이 더 위안이 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산 사람과 영혼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그들의 존재를 믿고 싶지 않은 산 사람의 마음이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남자의 말대로 영혼이 있다면 미수는 왜 내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그러니까 그게 가능한 일인가.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며 믿고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 설령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일지라도.” 「모퉁이를 돌면」---p.116

레일 위를 미끄러지는 기차의 굉음이 온 집 안을 흔들었다. 양철 지붕도 마루도, 집 안에 있던 모든 사물들이 소리의 결을 따라 진동했다. 발바닥에 미세한 떨림이 전해졌다. 커다란 신발 속에서 발가락들을 꼼지락거렸다.
고개를 들진 않았지만 아버지를 삼킨 기차가 작은 점으로 변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가 일곱 살 때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가 떠난 후, 두번째 맞는 이별이었다. 나는 혼자서 반짝거린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슬픈 것들은 혼자서 반짝였으니까.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모든 소리가 사라진 밤, 혼자 잠들어본 사람만이 아는 특유의 감정. 다른 세계로 향해 있는 문이 어디선가 벌컥 열릴 것 같다거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둠에도 수많은 결이 있음을 알게 되는 신비한 경험들이 매일 귓속을 간질였다.
아버지가 돌아간 후, 자신이 ‘사요나라 바’에 출근하면 혼자 남게 될 나를 걱정하느라 할아버지는 얼굴이 새까매졌다.
“귀찮아서가 아니란다. 걱정된다는 건 그것이 소중해서야.”
「아코디언, 아코디언」---p.13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지금 바로 손을 들어 눈앞의 허공을 가볍게 두드리시길. 그러면 듣게 될 거예요. 톡톡톡. 오래전부터 그토록 열망해오던 세상의 문이 응답하는 소리를. 그러면 여러분은 알게 되지요. 마침내 새로운 낭만의 ‘마리 오 정원’에 초대되었음을.
곧 나타날 시네마스코프에 대한 설렘을 안고 잠시 눈 감고 숨이라도 고르시길. 그러면 감은 눈으로도 보게 될 거예요. 세상에 없는 꽃들로 한껏 다정한, 꿈꾼 적도 없이 열린 꿈길들을. 어느새 아기자기한 마법의 뜨락을 맘껏 걷고 달리고 날아오르는 여러분 자신을.
눈부시게, 때로는 아늑하게 발하는 저 한없이 자유로운 언어의 영상들은 결코 낯섦도 환상도 아니랍니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지독하게, 줄지어 선 딱딱한 의자, 그 어둠 속 질서 안에서, 삶이라는 핑계로 자기를 기만하며, 결국 질식해가고 있었던가를 깜짝 일깨우는 빛줄기인걸요. 페이지 사이사이마다 끼워진 그 빛줄기를 숨 쉬며, 매번, 다시 깨어나시길.
구효서(소설가)
채현선의 소설은 몽환적이다. 그녀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고통과 외로움을 점묘하듯 생생하게 돌출시키는 데 탁월한 기량을 보인다. 그녀의 소설 공간은 기억 속 풍경으로나 존재하는 낡은 이발소나 다락방 또는 이국종 식물이 무성한 정원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존재의 시원과 조우하면서 고단한 현재의 삶을 헤쳐 나갈 주문을 배운다. 그녀의 이야기는 맑은 종소리처럼 조곤조곤 우리의 지친 영혼을 위무한다.
장영우(문학평론가)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구매후 즉시 다운로드 가능
  •  배송비 : 무료배송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