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쌤은 10대 아이들이 그를 부르는 애칭이다. 외계인같이 변해 버린 10대들과 그에 당황하는 부모들을 소통시키는 ‘청소년 소통 전문가’다. 원래 교육 컨설팅의 핵심은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성적을 올리고 진로와 적성을 찾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자녀와 부모 사이를 소통해 주는 일이 되어 버렸다. 그만큼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것. 저자는 그 이유가 ‘서로의 시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라 보며,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결과를 담보로 한 스포츠 팀의 관리자와 선수 간의 관계처럼 변해 버린 것에 원인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에 출간하는 《10대들의 시계는 엄마의 시계보다 느리다》에 양쪽의 시차를 극복하는 대안을 담고자 애썼다.
인하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현재 (주)TMD 교육 그룹의 컨설턴트로서 학습 코칭 브랜드인 주인공의 경인본부장, 진로 코칭 브랜드 행진의 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10대, 부모와의 빠른 소통을 위해 카카오스토리 채널 ‘부모와 자녀 사이’를 운영하고 있다.
(7쪽) 아이들은 믿으려 하지 않겠지만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진심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 부모는 아이가 그 사랑을 느끼기 힘든 방식으로 주고 있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처럼 상대가 느낄 수 없는 사랑 또한 사랑이 아니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분명 부모는 아이를 사랑해서 한 일인데, 아이는 그게 부모의 사랑이라고 느끼지 않는 것이다. 어쩌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수많은 갈등과 불화의 원인은 이 때문인지 모른다. 부모의 사랑이 아이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의 현실, 그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일 수 있다.
(9쪽) 모든 걸 나중으로 미루고 오직 공부만 하라는 부모의 요구를 아이는 이해하기 힘들다. 아이는 꽤 열심히 공부한 것 같은데 부모는 그 정도 공부해서는 턱도 없다고 다그칠 뿐이다. 대체 얼마만큼 해야 부모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아이는 난감하기만 하다. 하지만 부모의 눈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 보인다. 아이에게는 일상적인 시험이지만 부모들은 마치 수능 시험을 치르는 듯 매우 비장하다. 그래서 아이에겐 문제 하나 틀린 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지만 부모들은 1, 2점에 일희일비하며 그 난리를 부리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수능 시험에서는 문제 하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데, 이미 마음이 수능시험장에 달려가 있는 부모로선 그냥 넘겨 버릴 수 있는 일이 아니다.
(45쪽) “사랑한다면서 왜 맨날 구박한대요? 내가 무슨 말만 하면 화내고, 뭐 좀 하려고 하면 쓸데없는 짓이라고 욕하고. 무조건 지가 원하는 대로 해야 하고, 지 말은 다 맞고 나는 맨날 틀렸대. 부모면 그렇게 지 멋대로 해도 되는 거예요? 부모는 자식한테 그래도 되는 거냐고요!”
(141쪽) 도진이 어머니처럼 노골적이진 않지만 이런 생각을 하는 부모들이 꽤 많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내 자식의 빛나는 미래다. ‘미래’의 달콤한 열매를 얻기 위해 아이는 마땅히 ‘오늘’이란 시간을 인내와 노력으로 채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아이에게 ‘꿈’을 지정하고, ‘성적’을 관리하고, 심지어 ‘인간관계’까지 통제하려고 든다. 아이 스스로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귀게 두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나서서 마치 물건을 고르듯 아이에게 도움이 될 만한 친구를 정해 주는 것이다. 인맥 쌓기 차원으로 말이다. 이렇게 하는 게 사람 보는 안목이 부족한 아이에게 맡겨 두는 것보다 훨씬 더 안전하고 효과적일 거라고 자기 자신을 합리화한다.
(206쪽) 나는 아이들이 나를 믿고 잘 따라와 주기를 바랐다. 순진하게도 나는 아이들이 학원에서 공부하면서 규칙적인 공부 습관을 갖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익히게 될 거라고 믿었다. 학원을 운영하면서도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학원의 역할은 말을 물가로 데려가는 것이지 결코 물을 떠서 입에 넣어 주는 게 아니라고 믿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목이 마르지 않는 말에게도 억지로 물을 먹이고 있었다.
(253쪽) 어머니 입장에서 보면 시간이 촉박한 게 맞다. 고등학교 진학에 따라 아이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는다면 종현이는 자신의 인생을 결정할 시간이 얼마 없게 된다. 하지만 상황과 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다.
지금부터라도 종현이 어머니는 종현이와 함께 차근차근 선택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선택지를 함께 만들다 보면 아이는 자연스레 수많은 가능성들을 경험하고 친숙해지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결국 나중에는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모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선택하기 때문에, 시간이 늦더라도 결국에는 자신에게 가장 맞는 선택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