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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두 글자만 쓰다가 다 닳은 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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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두 글자만 쓰다가 다 닳은 연필

: 이외수 명상집

이외수 | 해냄 | 2007년 12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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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438g | 123*196*30mm
ISBN13 9788973378890
ISBN10 8973378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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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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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가 없다는 것은 잊을 수가 없는 시간까지의 병이다. 사랑할 줄 아는 사람만이 겪는 참다운 병이다. 그 병은 작별로부터 발생한다. 우리는 알고 있다. 작별이 얼마나 흔해 빠진 유행인지를.

마음이 아직도 아름다운 이여, 사랑합니다.
한 번 더 여기에 적어 두노니, 사랑은 다만 마음속에 간직하는 것이기에 나는 당신을 간직합니다…….
--- <1장 사랑보다 아름다운 말이 어디 있으랴> 중에서

절망을 사랑하라. 절망을 사랑하는 자에게 절망은 오랫동안 머물러 있지 않는다. 우리는 진실한 영혼을 나눌 수 있는 사랑을 찾아야 한다. 그 사랑은 바로 우리가 역경에 처했을 때, 한 몸이 되어줄 수 있는 또 하나의 분신이다.
사랑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진정한 자유인이 되는 순간에 사랑의 길이 환하게 열리는 것이다. 사람의 영토에 발을 내밀면, 무수한 별들이 쏟아진다. 우리도 그렇게 반짝이는 별빛으로 누군가의 가슴에 남아 있어야 한다.
--- 3장 인생은 겨울 홀로 걷는 꿈> 중에서

나에게 있어서 언어는 자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 햇빛을 받으면 반짝거리고, 탁하고 습한 곳에서는 썩기도 한다. 그것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무척 다루기 힘든 대상이다. 때로는 흐느끼고 때로는 분노한다.
나는 되도록이면 언어 그 자체를 생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것은 추상이 아니라 구상이다. 나는 소설이 단순히 스토리 때문에 읽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언어의 동작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 때문에 읽히는 것이라고 믿었다. 언어의 동작이라니? 미친놈이로군.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는 분들에게는 더 이상 말을 할 방법이 없다. 그분들은 이미 그분들의 의식 속에서 관념이라는 덮개로 언어를 뒤덮어서 질식시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5장 날개가 있다고 모두 새는 아니다> 중에서

당신은 지금 진흙 덩어리를 진주 덩어리로 착각하고 있다. 그것은 당신이 아직 마음의 눈이 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고보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보잘것없고 쓰잘데없는 것.
우선 마음을 비우라. 먼지가 가득 낀 창문을 통해서는 아무것도 내다볼 수가 없다. 마음을 비워놓고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제 모습대로 보인다.
--- <7장 보내는 자의 노래> 중에서

무절제한 욕망들과 그에 반비례하는 열등감에 샌드위치가 되어 겨우 먹고사는 일에다 발목을 붙잡힌 채 한평생 외부적인 힘에 의해서 자신을 움직이며 살아갈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발악적으로 정신과 육체를 혹사시켜 보지만 영원히 만족할 만한 돈을 벌지 못할 것이고 결국은 허망하게도 제도와 문명의 노예로서 뼈 빠지게 일하다가 늙고 병든 채 죽음의 강변에 홀로 쓸쓸히 당도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쇠잔한 영혼의 보잘것없는 형태를 그제서야 안타깝게 생각할 것이다.
도대체 진리란 무엇인가. 오늘날의 과학은 믿을 만한 것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 이상의 세계는 없는 것인가.
--- <8장 욕망의 청동거울> 중에서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감으로써 길이 생기는 것이다.

언제나 마음 안에 촛불을 환하게 밝혀두고 살아가면 언제나 만물이 아름답게 보이고, 언제나 만물이 아름답게 보이면 언제나 인생이 행복해지는 법이다.
어떤 사물이든지 망아의 상태에서 바라보면, 아름답지 않은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사물들은 아름다움을 담보로 존재하고 있다. 쓰레기는 쓰레기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구정물은 구정물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물벼룩은 물벼룩이기 때문에 아름답고, 날파리는 날파리이기 때문에 아름답다. 단지 망아가 되지 않으면 마음의 눈을 뜰 수가 없기 때문에 육신의 눈만으로 그것들의 겉모양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으며, 그것들의 내부에 간직되어 있는 본질적 아름다움에는 도달할 수가 없다.
사물을 아름답게 여기는 마음이 바로 사물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 <마지막 장 나는 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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