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카가 발동되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다. 강제로 시간의 벽돌 하나를 중간에서 빼버린 것과 같다. 침묵과 소란이 공존하지만 무가치하다. 사람과 네트워크가 분리되어 현실 밖으로 튕겨 나간 시간이다.
그의 인생은 아내와 여의도라는 두 개의 신기루를 떠받치고 살아온 셈이다. 하나는 2년 전에 무너졌고, 하나는 바로 눈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린다.
아비는 손님 중의 한 사람일 가능성이 컸다. 재벌 총수 아들이 호기심에서 왔다가 아비가 되었을 수도 있고, 술 취한 회사원이 동료들과 왔다가 아비가 되었을 수도 있으며, 가난하고 소심한 남자가 모처럼 용기를 내어 왔다가 아비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창녀촌 언니들 모두 어미이듯, 창녀촌을 찾는 모든 남자가 아비인 셈이다.
그와 그녀가 무대 위에서 대디(Daddy)를 불렀다. 노래는 공간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몸이 된다. 그가 토해 낸 노래가 그녀에게로, 그녀가 토해 낸 노래가 그에게로 스며든다. 그의 아픔이 그녀의 몸속으로, 그녀의 아픔이 그의 몸속으로 스며든다.
그녀의 원피스를 잡아당겼다. 어깨 쪽에서 툭 소리가 나면서 원피스가 밑으로 흘러내렸다. 이어 그녀의 알몸이 포도를 힘껏 눌렀을 때처럼 솟아올랐다. 알몸인 그녀와 그는 악을 바락바락 쓰며 방바닥을 뒹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