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경우 가장 어리석은 수업 방법이 무엇일까? 수업 후반부에 새로운 과제나 목표를 던져 주는 바람에 이제까지 애써 가르친 것들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리고, 배우는 학생들에게도 칭찬 한 마디 제대로 해 주지 못한 채 교사나 학생 모두가 찜찜하고 짜증 난 상태에서 수업을 끝내버리는 것이다. 내가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러 가면 항상 이런 식으로 레슨이 끝나곤 했다. 당연히 나는 맥이 빠질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아직까지도 피아노를 제대로 치지 못하고 있다.

어떤 행동 때문에 벌을 줬는데 또다시 그 행동을 했다고 하자. 그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그래, 벌을 줘 봐야 효과가 없구나! 아무래도 다른 방법을 찾아 봐야겠어.' 이렇게 생각할까?
아니다. 우리는 오히려 처벌의 강도를 높인다. 꾸짖었는데도 효과가 없다면 이번에는 때려 본다. 자녀가 성적표를 가져왔는데 점수가 형편 없다면? 자전거를 압수해 버린다. 다음 번 성적표도 나쁘다면? 그때는 스케이트보드도 압수한다. 직원이 빈둥빈둥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면? 그 직원을 협박한다. 그래도 효과가 없다? 이번엔 임금을 삭감한다. 그런데도 달라지는 게 없다? 강제로 휴직을 시키거나 해고해 버리거나 해병대 정신교육을 보내 버린다.
이렇게 처벌의 강도를 높여가는 일이 왜 끔찍스러운 결과를 낳을까?
처벌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원숭이나 코끼리 세계에서는 '아마 이런 방법이 더 효과가 있을 거야' 하는 생각을 하면서 경쟁자나 상대방을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는다. 끊임없이 보다 효과적인 처벌 방법을 찾는 일은, 유사 이래로 오직 인간만이 열중해 온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