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부산에서 태어나 1980년 서울 중동고등학교를 중퇴했다. 1997년 『동서문학』 신인상에 「소금쟁이」 외 4편의 시가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 제5회 『문학동네』 소설상에 『숲의 왕』이 당선되면서 신화에 바탕을 둔 본격적인 생태문학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 장편소설로는 『씨앗』(2003년 민음사), 나무와 숲에 관한 신화 에세이 『편도나무야, 나에게 신에 대해 이야기해다오』(2002년 도요새), 시집으로는 『하늘이 담긴 손』(2004년 민음사)과 『두 별 사이에서 노래함』(2006년 세계사)을 출간했다.
이런 말이 있다. ‘여성은 잔인하다. 왜냐하면 남성이 비겁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개의 이야기가 있다. 한 여자를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여신으로 우러르기에 이른 남자와, 믿음이 부족한 남자들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강박신경증에 빠진 여자. ‘페미니즘과 마초이즘’이라는 식의 대립 항으로 간단하게 이분화 시킬 수 없는 남녀의 세계. 그 분열과 대립과 결속과 사랑의 역사는 선사시대 저편, 신화의 세계 깊숙이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 뿌리는 우리의 무의식에서 자양을 취하고 있고, 또 우리의 의식과 이성 속에서 꽃을 피우기도 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선생님도 알고 싶으세요? 푸른 수염의 성이 어딘지 알고 싶으냐고요. 그래요. 말씀드리죠. 이곳, 바로 이곳이에요. 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푸른 수염의 성이지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전체가 푸른 수염의 성이자 처녀들을 집어삼키는 미노타우로스의 미궁인 것이지요. 매일매일 새롭게 아라비안나이트가 시작되는 곳. 음욕의 밤이 다하면 증오가 새벽의 목을 자르는 곳. 이곳이지요. 바로 이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