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두 번쯤 '협상 열기'에 고생한 적이 있을 것이다. 협상을 하는데 열을 내고 너무 몰두한 나머지 협상의 질에 대해 평형을 잃게 되는 것을 말한다. 당신이 협상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관찰자의 입장이라면 스스로에게 '멈추어야 한다. 이럴 가치가 없다'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객관적이 되기란 쉽지 않다. 일부 협상은 전혀 할 가치가 없다. 문제는 어느 협상이 그런 것이고 또 언제 그만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때때로 협상 과정에 몰두하다 보면 목표가 무엇인지를 잃게 된다. 그러나 당신은 매입하고, 매각하고, 투자하고, 계약에 서명하고, 주문하고 합병을 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에 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당신은 너무 높은 가격에 매입하거나 너무 낮은 가격에 매각하거나 사람을 구속하는 계약에 서명하거나 아무 생각없이 합병을 하기 위해서 온 것은 아니다. 거래 조건이 아무리 나쁘더라도 협상만 타결 짓기 위해서 온 것도 아니다. 목적은 거래가 아니라 열매이다. 썩은 열매를 주워서는 안 된다.
언제 협상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까?
■ 상대방이 당신에게 최저선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때
■ 상대방의 제안보다 더 좋은 대안이 있을 때
■ 상대방이 거래 내용을 준수하지 않을 것 같은 확신이 들 때
■ 단기 수익보다 장기적인 문제가 앞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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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최상의 방법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얻도록 해주는 경우일 때가 종종 있다. 사업을 하거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로 단 한 번에 끝나버리는 거래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협상의 세계는 좁다. 당신은 아래와 같은 경우를 얼마나 많이 겪어왔는지 알아보자.
■ 언제 거래를 했는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사람과 다시 거래를 할 경우
■ 지난 번에 입찰 신청을 받을 때 2등이었던 납품업자에게 일거리를 준 경우
■ 이력서에 추천인의 이름이 낯익다고 느낄 경우
■ 조언을 구하기 위해 예전에 알았던 사람에게 전화한 경우
■ 경쟁자를 고용했을 경우
■ 경쟁자에게 투자했을 경우
■ 한때 당신이 구매자의 입장에 있었던 사람에게 이번에는 판매자의 입장에서 접근해야만 할 경우
협상 테이블 저쪽에 있는 사람과 두 번 다시 만나지 않거나 거래를 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고 협상을 벌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내 예전 파트너도 그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한 번 봤던 사람을 다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예컨대 리스를 하더라도 새로 리스를 하기보다는 기존 리스를 갱신하는 경우가 더 많고 납품업체를 새로 구하기보다는 기존 업체들과 거래할 경우가 더 많다. 또 어떤 계약을 맺더라도 새 계약을 맺기보다는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가 더 많다. 비즈니스계에서는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보다 신규 고객을 확보할 경우 시간이나 노력, 돈 등이 5배는 더 든다는 말이 오랫동안 퍼져왔다. 이 말은 거래 상대방이 누구인지에 상관없이 적용된다.
당신이 협상 막판에 이번 협상이 상대방과 벌이게 될 마지막 협상이라고 생각하고 다시는 안 볼 것처럼 불쾌한 느낌을 주고 떠났다면, 다음 번에 이번 협상의 상대방을 다시 만나게 될 때 그들도 머리 속에 불쾌한 감정을 갖고 협상에 임하게 되거나 아니면 아예 협상을 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당신이 이번 협상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의 최소한 일부라도 얻었다는 점을 확신시켜 주었다면, 당신은 앞으로 그 상대방과 상호 이익이 되는 거래를 무한히 지속시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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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러짜리 지폐를 집은 다음 아무나 두 명을 고른다. 거래인도 좋고, 배우자나 동료, 아이들이어도 무방하다.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라. "30초 안에 둘 사이에 10달러를 나누는 방법을 협상할 수 있으면 그 돈을 주겠다. 단 협상할 때는 다음의 3가지 규칙을 지켜야 한다."
1. 5달러씩 공평하게 나눠서는 안 된다.
2. 일단 7달러 대 3달러나 6달러 대 4달러로 나눈 다음 상대방에게 차액을 주겠다고 해서도 안 된다.
3. 단, 30초 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다시 10달러를 내놓아야 한다.
아마 이런 식의 협상에 빠진 당사자들은 '지지' 않고 '이기기' 위해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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