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 종류의 '탐(Tom)'이 있다. 한 쪽은 탐 크루즈, 다른 한쪽은 탐 행크스. 전자는 영원한 소년이고, 후자는 소년 같은 면이 있기는 하지만 분명 남자이다. 자신이 결혼해야 하며, 아이도 낳고 정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남자 말이다.

남자와 여자가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되어 입증되어 있다. 여자의 경우, 대화는 그들 사이의 관계를 묶어주는 일종의 접착제 구실을 한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 대화는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아니다. 그들은 남자들끼리 있을 때조차 그렇게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함께 네 시간 동안 아무 말 없이 텔레비전의 축구 경기를 지켜보다 헤어져도 그들은 서로가 절친한 사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남자가 하는 말은, 기본적으로 모두 이중적이다. 여기에 그 말들의 속뜻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힌트들을 제시한다.

첫 데이트 신청하기: 일반적으로 첫 데이트 신청은 남자가 한다는 통념 때문에, 우리는 그들이 거절당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가 열네 살이든 아니면 세른 네 살이든 간에, 당신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려고 전화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서 마치 스스로의 장례를 치러달라고 장의사에게 전화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남자들은 데이트 신청을 할 때마다 얇은 전화선 위에 자신의 목숨을 거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고 한다.

예쁜 여자들 앞에서 그가 얼간이처럼 행동하는 것은, 그의 본능이 그렇게 하도록 지시하기 때문이다. 포르노나 여성용 속옷, 늘씬한 모델들 같은 시각적인 자극이 주어지면 남성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자를 뿌려 종족을 번식해야 한다는 강한 충동에 이끌리게 된다. 따라서 그를 가장 빠르게 흥분시키는 방법은 시각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다.

같이 TV를 보면서 낯에 당신에게 일어났던 일을 한참이나 이야기 했지만 그는 알아듣지 못한 것 같다. 왜 그럴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당신이 한 이야기는 "어쩌구 저쩌구…저쩌구 어쩌구…" 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br/><br/>사랑을 나눈 후에는 여지없이 잠들어 버리는 그. 날 사랑하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정말로 그저 잠이 든 것 뿐일까? <br/><br/>이렇듯, 남자와 여자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고 때로는 심각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 남자란 족속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그저 "괜찮아"라는 한 마디로 이야기를 끝내고 마는 그런 족속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문 칼럼니스트로 남녀관계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리사 서스만은 이렇듯 일상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는 남녀관계의 문제들에 해답을 제시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어차피 남자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그들과 좀더 즐겁게 지내는 방법이 무엇이지 찾아보는 것이 현명한 길 인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서 '와… 전 세계적으로 남자들이 생각하는 건 전부 똑 같군' 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추고 있던 비밀이 폭로된 것 같아 낯 뜨겁기도 하구요. 대체 남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면 꼭 한번 읽어보세요. 대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세요. 여러분이 생각하던 '그'와는 많이 다를 테니까요.

김용권, SBS PD, 실제상황토요일 "리얼로망스 연애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