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스는 화장품 통신판매만으로 1998년 연간 118억 엔의 매출을 올린 기업이다. 고객 수는 무려 300만 명에 이르며 취급 상품도 화장품, 건강식품, 내의로 구분할 수 있는 큰 카테고리 내에서 '건강'과 '환경보호'를 모토로 계속 개발중이다. 최초 구매 시 300엔 할인, 후불 가능, 제품에 하자가 없어도 30일간 반품, 교환 자유, 전국 2일 이내 배달, 무료샘플만 주문 가능 등 오르비스는 기업의 이익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하는 곳으로 보인다.
오르비스처럼 화장품 통신판매 전문 회사가 온라인 쇼핑몰도 겸하는 곳으로는 팡켈www.fancl.co.jp이 있다. 팡켈은 천연소재 화장품 통신판매 전문으로 일본에서 최초로 한 사람 한 사람의 피부에 맞춘 '나만을 위한 맞춤 화장품', 생산 즉시 택배로 발송하며 '냉장고에 보관해야 하는 신선한 화장품'이란 컨셉을 유행시켰다. 적극적인 잡지, TV광고 덕에 오프라인에서는 오르비스보다 인지도, 고객 수 모두 앞서는 편이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오르비스 앞에 맥을 못춘다. 그 이유는 사이트를 방문해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 오르비스는 온라인 쇼핑몰을 위해 상당한 액수를 투자했다. 일단 구색을 갖추기 위해 온라인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고객의 반응을 살펴가며 사이트를 개편하려는 소극적인 팡켈과 달리, 오르비스는 1999년 8월 사이트 오픈 당시 일본 웹사이트 중에서 가장 디자인과 네비게이션이 뛰어난 사이트로 전문가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다.
상품이 돋보이면서도 눈이 피로하지 않은 색감과 화장품 케이스는 물론 그 안의 내용물까지 보여주는 다양한 화상(畵像), 어디를 누르면 어디로 가는지, 자신의 현재 위치는 어디인지 한눈에 알 수 있는 쉬운 네비게이션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따라하기 어려운 섬세함이 살아있다.
최근 여성들의 화장품 구입 추세는 백화점, 전문점 등의 오프라인 매장보다 통신판매, 온라인, 메이커 측에서 직접 운영하는 서비스센터 등의 이용 빈도가 상승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며, 주위의 시선을 걱정할 필요 없이 천천히 상품을 고를 수 있고 저렴한 가격에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화장품을 선택할 때 점원의 추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화장품을 이것 저것 직접 발라보고 고르고 싶지만 점원의 눈치를 보느라 서둘러 추천해주는 상품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고객의 편의와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면 저절로 고객 흡인력이 증가하고 매출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오르비스의 전략은 초기 투자비를 너무 아끼다 실패한 기업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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