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은 18세기부터 현대까지 200여 년 동안 영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류작가로 꼽힌다. 특히 그의 대표작이자 출세작인 ‘오만과 편견’은 예리한 관찰로, 두 남녀의 오만과 편견으로 인한 미묘한 심리적 갈등을 교묘한 관계 설정으로 엮어놓고 섬세한 감각과 풍자적인 필체로 다채롭게 묘사한,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는데 전혀 손색이 없는 문학작품이다. 영국 BBC의 ‘지난 천 년간 최고의 문학가’ 조사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더 이상의 미사여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역자 : 신미향
1970년 부산출생. 이화여대 교육학과 졸업 통역대학원 졸업 현재 전문 번역회사 '코러스'에서 활동 중 역서:「신비한 매력」 「사랑의 사기꾼」 「미치광이들」 외 다수.
“오빠가 타고 있는 마차가 설마 부서지지는 않겠죠?” 이제 그의 마차에 대한 이야기는 완전히 끝났다는 확신이 들자 캐서린은 화제를 좀 바꿔볼까 하고 질문을 던졌다. “부서지고말고요. 세상에! 저렇게 작은 걸 본 적이나 있습니까? 어디 한 군데라도 튼튼한 데가 없어요. 바퀴도 얼마나 낡았는지 아마 한 십 년은 굴렸을 겁니다. 게다가 몸체는 더하구요. 내 맹세코, 저 마차는 살짝만 건드려도 가루가 되어 버릴 겁니다. 내가 본 거래 중에서 최악의 사기였어요. 하느님 맙소사. 다행히 우린 좀 낫지요. 저 같으면 오만 파운드를 준다고 해도 저걸 타고는 2마일도 안 갈 겁니다.” “세상에! 그럼 얼른 돌아가요. 그런 줄 알면서 이렇게 계속 간다면 사고가 날 게 틀림없잖아요. 소프 씨, 다시 돌아가야 해요. 얼른 멈춰요, 오빠한테 말해야겠어요, 저 마차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려야 한다구요.” “위험하다니요! 맙소사. 도대체 그 안에 뭐가 있기에? 마차가 무너져도 그냥 구르는 정도예요. 물론 흙이야 많이 묻겠지만, 그래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겁니다. 젠장! 제대로 말을 몰기만 하면 안전할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다 낡았다 싶은 저런 마차도 잘만 다루면 한 20년은 넘게 굴러갈 테니까요. 어디 한 군데 다치지 않고 요크까지 몰고 갔다 오는데 5파운드를 걸 수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