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람들은 의(義)를 위해서라면 목숨까지도 기꺼이 바치는 사람을 진정한 무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비단 무사들만이 아니다. 속세를 떠나 수행의 길로 들어선 승려, 연약한 아낙네, 논밭을 일 구는 농부, 그리고 신분이 비천한 사람들조차 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 줄 안다. 구차하게 살아남기보다 떳떳하게 죽음을 맞고자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무사가 그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무사의 목표에 있다. 무사는 일대일로 싸우든, 군사를 이끌고 싸우든지 간에 반드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그는 주군과 자신을 위해 싸우고 승리함으로써 명예를 얻는다. 요컨대 병법의 도는 곧 승리의 도라고 할 수 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병법의 도를 수련하더라도 그것이 일상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진정한 병법의 도를 터득한 사람은 어떠한 어려움도 거뜬히 헤쳐 나갈 수 있는 진정한 승자임을 기억하라. --- pp.23-24
창업자인 1세는 실전경험을 통해 일정한 수준의 내공을 갖추고 있기 마련이지만 2세·3세 등 다음 세대로 내려갈수록 그 내공은 습득해야 할 과제가 된다. 후계자가 창업자로부터 자산과 설비를 물려받는 것과 정신과 투지를 이어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경험과 성찰에서 축적한 내공이 부족한 상태에서 리더의 위치에 오른 후계자는 유복한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아 풍부한 지식과 화려한 경력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정작 비즈니스의 핵심인 승부의 세계의 냉혹함과 철저함을 갖추지 못해 한계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이것이 바로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라고 하는 이유다. 그렇다고 창업자가 내공·외공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창업자도 부족한 외공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사업이 성장하고 일정 단계에 이르면 소규모 체제를 벗어나 리더그룹과 유능한 참모진을 형성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기간에 불꽃같이 일어났다가 스러지는 운명을 맞는다. --- pp.35-36
표면은 다양하지만 핵심은 공통적이다. 바둑에서 정석을 모르고 고수가 될 수 없듯이 어떤 분야든 입문단계에서 기초를 배운 다음 응용단계로 넘어간다. 기초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실전에 나서면 임기응변과 변칙에만 의존하는 하수에 머무르게 마련이다. 석기시대의 돌멩이가 21세기에 스마트폰으로 바뀌었지만 사람들이 살아가는 양상, 즉 기초에 해당 되는 맥락은 그대로다. 『플루타르크 영웅전』 『사기』에 나오는 인간과 세상의 진면목이 지금과 달랐다면 수천 년 전의 고전들이 현재성을 유지하고 계속 읽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변화 속에서도 변화하지 않는 핵심을 이해하고 추구하는 도는 기업들에게도 중요하다. 기술과 시장이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핵심원칙이 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시류만 따라다니는 부평초가 된다. 변화의 와중에도 변하지 않는 것을 읽어내는 동시에 변화에서 중요한 흐름을 읽어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 pp.50-51
기본을 익히지 않고 응용에 나서는 것은 교만이고, 기본을 익히고도 기본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협량(狹量)이다. 형식을 익혀 본질을 이해하고 본질을 이해하면 형식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유구무구’라는 대목을 통해 『반야심경』의 색즉시공공즉시색(色卽是空空卽是色)을 떠올리면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무사시의 개성을 느낄 수 있다. 기본과 응용을 익히고 검을 들고 승부에 나서면 꼭 이겨야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휘두르는 검에 불패의 강력한 의지가 실려 있어야 이길 수 있다. 무기와 장비에 우선해 투지와 각오를 다져야 한다. 비록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더라도 절대 절명의 승부처에서 이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면 ‘궁즉변 변즉통(窮卽變 變卽通)’, 즉 절박하면 변화해 방법을 찾아내고 통하게 된다는 의미다. 무사시는 ‘검법을 연습할 때도 실전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쓰러뜨린다는 생각으로 검을 쥐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하며 기본을 연습할 때도 마음가짐은 실전과 같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 pp.79-80
승부의 세계는 불처럼 치열하다. 단편적 기술을 넘어서 싸움의 본질을 이해해야 실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싸움의 본질은 이론과 경험이 모두 갖추어져야 터득할 수 있다. 무사시 가르침의 가장 큰 울림은 실제로 칼을 써서 상대방을 베어본 실전 경험이 뒷받침된다는 점이다. 검법을 연마했더라도 연습게임만 해본 사람은 이 경지에 이를 수가 없다. 또한 책만 읽고 공부한 사람이 흔히 빠지는 허구적인 탁상공론이 끼어들 여지도 없다. 무사시의 가르침이 울림이 있는 이유는 실전경험 때문이다. 무사시는 ‘목숨을 건 숱한 싸움을 통해 삶과 죽음의 분기점을 터득했고, 검의 원리를 익혀 상대방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만 보고서도 상대방의 기량과 검법을 간파한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60여 차례의 결투에서 승리한 무사시는 매번 결투에 임할 때마다 지형을 중시했다. 특히 강적과의 대결을 앞두고는 은밀한 사전정찰을 통해 지형을 파악하고 유리한 위치를 선점했다. --- p.112
이집트군과 동시에 동부전선으로 치고 들어온 시리아군은 시나이 반도에 집결시킨 1,200대의 대규모 탱크부대로 공격을 시작했고, 이스라엘군은 불과 100여 대의 탱크로 방어에 나섰다. 절대열세의 이스라엘군은 400여 대의 시리아 탱크를 격파하면서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어 전력이 무너지려는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시리아군이 퇴각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스라엘 탱크부대장이었던 벤 갈 대령의 회고는 이렇다. “상대방이 어떤 처지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언제나 자기보다 나으려니 생각하게 마련이죠. 시리아인들은 성공의 기회가 사라졌다고 오인한 게 분명합니다. 그들은 우리가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전쟁 초기 서부방면을 침공한 이집트군에게 대패했으나, 시리아군의 오판으로 간신히 전세를 회복한 이스라엘은 이집트에 대한 반격에도 성공하면서 유리한 입장에서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전쟁을 종결할 수 있었다. --- p.134
무사시의 시대에 병법과 관련한 다양한 이론과 유파들이 있었듯이 오늘날 기업경영에서도 다양한 주장과 이론들이 시류에 따라 유행한다. 각자 그럴듯한 이론과 화려한 수사로 포장해 관심을 끌지만, 변함없는 기업의 본질은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에서 이기고 생존하는 것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비즈니스가 실패하면 동정은 받을지언정 인정받을 수는 없다. 성공한 비즈니스에 대한 주변의 찬사와 화려한 수사는 겉치레에 불과하고, 비즈니스가 실패하는 순간에는 이유를 막론하고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이처럼 칼싸움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의 경쟁도 진검승부다. 한 시대를 대표했던 국가들도 경쟁에서 밀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글로벌 일류라고 칭송받던 기업들도 쇠퇴하고 몰락하는 것은 한순간이다. 기업도 본질과 상관없는 화려한 외양에 매몰되어서는 안 되고, 경영자도 주변의 찬사에 휘둘리면 연예인이 된다. --- pp.166-167
조그만 촌락에서 출발해 600년간의 축적과정을 거쳐 글로벌 제국으로 성장한 로마에 합당한 정치체제를 구축하려던 카이사르는 기원전 44년 3월 15일 56세에 원로원에서 살해되었다. 상반되는 성향의 후계자 아우구스투스는 10대 후반부터 77세에 사망하기까지 카이사르의 구상을 착실히 추진해 로마 역사상 최고 번영기인 200여 년의 ‘팍스 로마나(Pax Romana)’ 시대를 열었다. 탁월한 군사적·정치적 재능을 타고난 격동기의 위대한 기획자 카이사르에 뒤이은 위대한 실행자 아우구스투스는 확장기가 지나고 안정기에 들어선 거대제국 로마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정교한 제도를 구축했다.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인 ‘천천히 서두른다(Festina Lente).’에서 심모원려(深謀遠慮)의 치밀한 체제 건축가로서 가졌던 특유의 속도감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그 자신 스스로 카이사르보다 군사적 재능과 외교적 역량이 부족하다고 인정했지만, 이를 아그리파와 마이케나스라는 2인의 조력자로 보완했다. --- pp.179-180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부란 어렵게 마련이니 학생들이 왕도와 비법에 관심이 가는 것은 자연스럽다. 따라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왕도와 같은 지름길, 효과적인 학습법을 표방하는 참고서는 많지만 언제나 실체는 불분명하다. 결국 공부 역시 기초를 다지고 꾸준히 노력하고 축적하는 과정이라는 점은 알게 된다. 젊은 시절 타고난 재능으로 잠깐 두각을 나타낼 수는 있어도 세월이 흘러서 대가로 인정받으려면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래서 ‘젊은 천재는 있어도 젊은 대가는 없다.’라고 표현한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은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있고 여러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지만, 여러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비법은 실체가 없고, 편법은 오래가지 못하며, 꼼수는 언젠가 더 큰 후유증과 역풍을 부른다. 기업경영도 편법이 있고, 정도가 있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확보하고 이익을 얻는 가치의 교환과 상호 이익이 기본이다. --- pp.186-187
‘하늘(空)’은 뚜렷한 형체가 없고, 끝도 시작도 알 수 없다. 흔히 사람들은 헤아릴 수 없는 경지를 일컬어 ‘하늘(空)의 경지’라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미혹하고 혼란한 상태와 하늘의 경지를 혼돈해서는 안 된다. 병법에 뜻을 세운 자가 무사의 도를 헤아리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늘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대한검도회 교사(敎士)인 검도 8단 이종원 교수는 저서 『검도는 평생친구』에서 수련하는 태도를 다음과 같이 썼다. ‘검도를 해보면 무결점의 올바른 검도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 하나 고치면 또 하나 나오고, 이제 기본을 어느 정도 알겠다 싶으면 강한 상대를 만나 무너지고, 또 일으켜 세우고…. 그러다 보니 이제 육순(六旬)이 되었다.’ ‘검도는 죽도를 들고 서서 하는 운동선(運動禪)이다. 종교수행자들이 앉아서 선을 한다면 우리는 상대와 호흡을 맞춰 움직이면서 선을 하는 셈이다.’ --- pp.194-195
『오륜서』는 이 지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본의 전설적 검성 미야모토 무사시의 진검승부에서 이기고 살아남은 경험의 진수가 400년의 시공간을 뛰어넘어 오늘날의 현대인들에게도 생생한 교훈이 되는 이유다. 『오륜서』는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술책이 아니라 병법의 철학, 승부의 철학을 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오륜서』가 주는 현재적 교훈의 핵심은 ‘인생의 승부는 끊임없는 수련과 올바른 마음가짐에서 결정된다.’이다. 인간의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가치 있다. 그러나 원론적인 선언이 아니라 개개인의 삶을 실제로 소중하고 가치 있게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에 따르는 행동이 필요하고, 또한 엄혹한 현실에서 이기고 살아남아야 한다. 삶의 구체성은 추상적 관념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는 통찰력과 부단한 정진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사회적 활동영역의 확보와 경제적인 독립이 개인적 삶에서 기본적인 자부심의 출발점이다. --- pp.199-200
무장(武裝)이 병사들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병법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능수능란하게 구사해야 하고, 병사들 역시 무장의 명령에 잘 따르려면 병법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오늘날 진정한 병법의 도를 깨달은 무사를 찾아보기란 매우 힘들다. 과연 도(道)란 무엇일까? 세상에는 여러 종류의 ‘도’가 존재한다. 불교의 도는 중생을 구제하는 것이고, 유교의 도는 학문을 연마하는 것이며, 의학의 도는 아픈 사람들을 치료하는 것이다. 또한 시인의 도는 시(詩)를 지어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알리는 것이다. 그 밖에도 다도, 궁술 등 세상에는 서로 다른 영역의 도가 존재하며,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도를 추구하면서 궁극의 도를 터득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병법의 도를 추구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무릇 무사는 문무(文武)를 두루 겸비해야 한다. 비록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더라도 진정한 무사가 되고자 뜻을 세운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노력해 그에 걸맞은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 pp.208-209
자고로 무사된 자는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정심(平靜心)을 유지해야 한다. 지나치게 긴장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긴장을 늦추어서도 안 되며, 마음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중심을 바로 잡으면서도 마음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의 검이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평소와 같이 마음을 넓고 올곧게 유지해야 진정한 무사라고 할 수 있다.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에도 마음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되며, 몸이 빠르게 움직일 때에도 마음은 평소와 같이 평온하게 움직여야 한다. 마음이 몸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거나 몸의 움직임이 마음에 의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하고, 몸의 움직임에 반응하지 말고 마음의 움직임에 반응해야 한다. 또한 마음이 넘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유지하고, 겉으로는 약하게 보이더라도 속마음은 강하게 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간파당하지 않도록 한다. --- p.233
사람들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검을 더 강하게 휘두르기 위해 팔에 힘을 기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금 더 신속하게 공격하기 위해 부채나 죽도 등 작고 가벼운 무기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싸움에 이기고자 손과 발의 민첩성을 기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것들은 실전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목숨을 건 숱한 싸움을 통해 삶과 죽음의 분기점(分岐點)을 터득했고, 검의 원리를 익혀 상대방이 검을 휘두르는 모습만 보고서도 상대방의 기량과 검법을 간파해 상대방을 제압하는 기술을 연마해왔다. 그러한 승리의 병법을 모아 마침내 니텐이치류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니텐이치류의 병법을 터득한 사람은 혼자서도 10명과 싸워 이길 수 있고, 더 나아가 1천 명으로 1만 명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그 경지에 오르기 위해서는 병법의 지혜와 도를 쌓고, 오로지 진정한 병법의 도를 터득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아침저녁으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기술을 익혀야 한다. --- pp.258-259
병법의 기본은 무엇이고, 비법은 무엇일까? 니텐이치류에서는 각자의 기량에 맞추어 쉬운 것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것까지 단계별로 순서를 밟아 병법을 가르친다. 대개 내가 직접 경험을 통해 터득한 진리와 기술들을 가르치기 때문에 기본과 비법의 구분이 따로 없다. 너무 깊이 파고들어가려고 하면 오히려 겉도는 법이고, 비법이 도움이 되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기본이 도움이 되는 순간도 있기 마련이다. 일부에서는 병법을 가르치기에 앞서 유파의 비법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강요하는 유파도 있다고 하는데, 과연 비법이라 해서 숨기고 기본이라 해서 드러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보다는 병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의 기량을 파악하고 그에 맞추어 바르고 옳은 병법을 가르침으로써 병법의 병폐를 없애고, 무사로서 진정한 병법의 도를 터득해 조금의 의혹도 없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오늘날 검술 유파들이 추구해야 하는 최종 목표일 것이다.
--- pp.297-2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