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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2.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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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2. 에티켓

윤태호 저 / 김현경 글 / 더미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1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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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11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12쪽 | 170*240*20mm
ISBN13 9788960867147
ISBN10 8960867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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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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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먼저 다가가는 게 아니라 필요에 의해 다가서는 경우, 대부분 상대의 가벼운 저항을 먼저 받는다. 그 민망함은 반복된 경험으로 자연스레 해소시킬 수 있었다. 곤란함은 다른 데 있다. 도대체 어느 정도의 강도로 다가서야 하는가이다. …… 때론 침입하듯 상대의 관심에 들어가려 하거나, 상대가 선의를 갖고 품을 열어줬는데도 나의 경계심으로 주저하곤 했다.
--- p.4

백 권짜리 교양 만화란 실로 '백과사전적 기획'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만화를 읽는 경험은 백과사전의 모든 항목을 A부터 Z까지 읽어 나가는 일과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우리는 '질문할 줄 아는 로봇'과 함께하는 이 교양 만화를 통해서 우리가 몰랐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던 많은 것을 배우는 한편, 배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더 깊이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 p.7

다소 귀찮아 보이는 그 기술을 사람들이 따르기 시작했다. 이유 모를 동작을 반복하고, 서로를 모방하고, 간격을 두기 시작했다.
‘나는 당신을 존중한다.’
‘당신 역시 나를 존중해줘야 한다.’
‘나는 당신을 해칠 의사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 너무 다가오지 말아달라.’
‘나와의 거리를 유지해달라.’
‘나와 가까워지고 싶다면…….’
프로그램은 단체와 개인이 안전하고 훼손되지 않도록 오래된 기술 하나를 제안한 것이다. 오래전에 쓰이다 개인화 과정으로 사라지다시피 한…… 그것은 '에티켓'이었다.
--- p.23~39

이른 아침부터 동네를 구경하던 봉투는 몇 가지 정보를 입력했다. 서로를 가까이 지나치는 사람들은 몸짓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봉투의 기능으로 파악한 정보는 달랐다. 두 사람은 지나치며 서로를 보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거나 눈을 마주쳤다. 멀리 떨어진 사람들의 경우... 큰 동작을 보이거나 소리를 내어 상대에게 들리게 했다. 이것은 '인사(Greeting)'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 p.66

“그나저나 왜 나와 있는 거니?”
“엄마가 화나서 봉투한테 그랬거든요. ‘떨어져!’ 그런데 얼마만큼 떨어져야 하는지 봉투가 모르다 보니까 여기까지 나오게 됐어요.”
…… 중략 ……
“봉투는 로봇이라서 그런 게 없다 보니까 거리감 없이 다가서다가 혼난 거야. 서로의 적절한 거리를 아는 게 중요해. 가까워지기 위해서.”
--- p.127~129

사람이 많은 지하철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사물화합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에티켓’은 일종의 생존의 기술이라고 보았습니다.
--- p.174

일상에서 사람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면 문화가 제2의 본능처럼 작동하는 흥미로운 장면들을 발견하게 된다. 공공장소에서 무의식적으로 거리를 조절하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텅 빈 전철을 탔을 때 사람들은 팔걸이가 있는 양쪽 가장자리에 먼저 앉는 경향이 있다. 팔걸이가 있는 쪽만큼은 다른 사람과 몸이 닿을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전철 안이 혼잡할 때는 팔걸이 쪽에도 사람들이 바짝 다가서지만, 이 경우에도 팔걸이가 일종의 울타리 구실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정해진 자리가 없는 엘리베이터의 경우,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마다 자리가 조정되는데 그 기본 원칙은 공간을 평등하게 나누어 가지면서 각자 자기 위치를 방어적으로 고수하는 것이다.
--- p.194

로봇은 ‘마음’이 없다. 그러므로 로봇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친절’을 베풀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친절은 로봇이 모방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형식적인 요소로 구성되어 있기도 하다. 문 열어주기, 보호하듯이 팔 벌리기, 천천히 고개 숙이기, 가지런히 두 손 모으기, 상대방이 말할 때 마주보며 눈을 천천히 깜박이고, 고개를 끄덕이고, 활짝 웃기, 침착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기 등. 친절한 로봇을 만들려는 사람은 친절의 이런 형식적인 요소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요소들을 우리는 ‘에티켓’ 또는 ‘매너’라고 부르고, 이미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가르치고 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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