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드디어 모든 일이 끝났습니다.
왕자의 발 밑에 추운 몸을 웅크리고 앉은 제비는 그 동안 돌아다니며 본 여러가지 일들을 왕자에게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앞을 보지 못하는 왕자를 대신하여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들려주며 같이 지냈습니다.
추운 어느 날 밤, 그렇게 며칠을 더 보낸 제비가 꽁꽁 언 몸으로 다가와 왕자의 입에 입맞춤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더 이상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왕자의 발 밑으로 툭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왕자의 몸도 터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이내 쩍 갈라졌습니다. 제비가 죽는 모습을 보고 너무나 슬픈 나머지 왕자의 몸도 갈라져 버린 것입니다.

이 세상은 이야기 천지입니다.옛날옛적 이야기로부터 오늘의 이야기까지를 합한다면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고도 많을 것입니다.그런데 일찍이 '동쪽나라'에서는 아름다운 이야기만을 골라서 한 권의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들은 엄마, 아빠들이 어린 시절에 가슴 두근거리며 환호하며 혹은 눈물 흘리며 보았던 명작 중의 명작입니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가 버려서 그 감동이 다시 살아날까 싶은 염려가 사실은 조금 있었는데 놀랍게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는 폭죽과 같은 환호를 받았습니다. 그때 저는 생각하였습니다. 어린이들을 감동시키는 이야기는 어린이가 바뀌고 또 바뀌어도 감동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요.

그런데 이번에 '동쪽나라'에서는 그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그림책으로 펴내게 되었습니다. 글자만으로 보았던 것을 그림으로 엮게 되었으니 한결 더 아름다운 책이 된 것입니다.저는 평소에 세상의 많고 많은 길 가운데 아름다운 길을 택해 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을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의 한 사람입니다. 이번에 '동쪽나라'에서 펴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그림책'을 선택한 어린이한테야말로 축복받는 미래가 준비되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앞날이 이렇듯 아름다운 이야기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메어리 새 천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