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은 자신이 항상 옳다고 여기며 자존심을 세우고 힘을 과시하는 ‘가해자(가스라이터, gaslighter)’와 상대방이 자신의 현실감을 좌우하도록 허용하는 ‘피해자(가스라이티, gaslightee)’ 사이에서 일어난다.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이상화하고, 그들의 인정이나 사랑, 관심이나 보호 등을 받기 위해 가해자가 자신의 생각이나 행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허용한다. 가스라이팅은 성별에 구분 없이 모든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상담 사례를 통해 가해자는 남성인 경우가 많고 피해자는 여성인 경우가 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p.31,가스라이팅이란 무엇인가
문제는 가스라이팅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작된다는 것이다. 가해자의 이해와 인정, 사랑을 받고자 하는 소망, 이 모든 것들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과 걱정에서 가스라이팅이 시작된다. 우리가 신뢰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할 때, 특히 그 말 속에 어느 정도 진실이 담겨 있다면 그것을 불신하기는 힘들다. 그리고 우리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을 이상적인 존재로 생각한다면, 즉 그들을 인생의 동반자나 존경할 만한 상사 혹은 훌륭한 부모로 생각한다면 그 앞에서 우리의 생각을 고집하기는 쉽지 않다. 가해자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고, 피해자는 그 사람의 마음에 들고 싶어 할 때, 가스라이팅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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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그 이유를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느끼게 하는 사람과 상대한 경험이 있다. 매우 긍정적으로 근무 평가를 해주었던 상사가 우리를 흔들어놓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거나 혹은 많은 것을 해주었던 친구가 만날 시간조차 내지 못할 때가 있다. 또한 겉으로 보기에는 흠잡을 데 없는 남자친구와 선뜻 가까이하기가 망설여지고, 성자와 같은 친척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기분이 나쁘고 우울해진 자신을 발견하는 경험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혼란스러운 경험은 항상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서 우리의 현실감각을 훼손하는 다른 사람의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과의 대화에서 우리가 얻는 것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너는 틀리고 내가 옳다!”라는 상대방의 숨겨진 메시지다. 그래서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굴복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무엇을 불평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지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은 알 수 있다. 손드라가 느꼈던 것과 같이 우리는 무감각해지고, 무력감을 느끼며, 즐거움을 잃게 된다. 그리고 더 나쁜 것은 왜 그런지도 모르는 채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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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는 자신이 남자들에게 경박하게 행동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남자친구와 말다툼한다. 그러고는 상황을 그의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한다. 결과적으로 케이티는 자신이 남자친구의 성실하고 순종적인 여자친구라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리즈는 상사에게 자신에게 일어났던 모든 부정적인 일들을 설명하려고 애쓴다. 그리고 그녀는 상사가 옳고, 자신이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고 스스로를 납득시킨다. 리즈는 그러한 방식으로 자신이 성실하고 유능한 직원이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미첼은 어머니에게 더 상냥하게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자신에게 버릇없다고 말하자, 어머니가 옳았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들 세 사람 모두 마음속으로는 상대방이 진실이 아닌 것을 말하고 있음을 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가지기보다는 서로 동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음으로써 상대방의 환심을 사려고 했다. 흔히 피해자들은 가해자들과의 대결을 포기하고 자신을 바꾸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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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피해자에게 자신이 그녀의 방식대로 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방식대로 일을 처리한다.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가 더 이상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외롭고, 혼란스럽고, 실망스러운 느낌을 갖게 된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그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 또 피해자들이 상대방의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면 가해자들은 감정을 폭발시킨다. 가해자는 고함을 칠 수도 있고, 피해자들을 떠나겠다고 위협할 수도 있으며 비난을 퍼부을 수도 있다. 그러고 나서 사과를 하거나 선물을 안겨주면 피해자들은 더욱 참담한 기분이 된다. 어떤 경우에도 피해자들의 기분은 고려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나 피해자들은 자신들이 배려를 받는다고 믿을 것을 강요당한다. 그것은 외롭고 실망스러운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우울증으로 발전한다.
--- p.228,3단계: “모두 내 잘못이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는 미래가 변할지 모른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난다면 그들은 커다란 안도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외로움 따위는 전혀 느끼지 않고 오히려 활력과 만족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헤어진 그를 계속 그리워하더라도 더 행복할 수도 있다. 어쩌면 정말로 두려워하던 외로움과 불안감이 엄습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옳은 결정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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