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1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났다. 유년시절 한학과 신학문을 배웠으며 한성중학교를 졸업했다. 1910년 잡지 신문계, 반도시론 기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인 문필활동을 시작했다. 신소설 창작에 전념하여 1912년 대표작 「추월색」을 발표하고 뒤이어 몇 년간 「해안」, 「금강문」, 「안의 성」, 「춘몽」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하였다. 1920년대 후반부터 문필활동을 중단하고, 말년에 의병장 최익현의 실기(實記)를 집필하던 중 6.25를 만나 고초를 겪다가 1951년 생을 마쳤다
경종 소리가 땡땡땡 나더니, 애오개 마루턱으로 석양을 안고 넘어가는 마포행 전차 위에는 승객이 단 두 사람뿐인데, 그 한 사람은 사방모자에 법 자 표 붙인 청년학생이요, 또 한 사람은 히사시가미에 분홍 리본을 꽂은 여학생이라. --- 본문 중에서.
학교 통학길에서 서로 얼굴을 알게 된 두 남녀의 만남을 장면화한 경우는 「안의 성」 이전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 신소설 「안의 성」에서 작가 최찬식이 그려내고 있는 남녀 학생의 연애라는 새로운 풍속도이다. 작가는 이 새로운 장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내지 않고 결혼으로까지 발전시킨다. 물론 자유연애라는 이름으로 제시된 이 장면은 신소설 「안의 성」 이후 수많은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면서 상투형으로 고정될 정도로 통속화되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