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는 기본적으로 사랑이다. 기도를 통해서 우리와 관계를 맺는 하나님이 오직 사랑의 관계만을 맺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모든 의도와 행동이 사랑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에게서 발견한다. (중략) 사랑을 선언한 것은 하나님 쪽만이 아니다. 기도를 드리는 우리 쪽에서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우리는 그분을 사랑하기에 무언가를 알리고 싶고, 부탁하고 싶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드리는 기도의 시작도 사랑이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사랑을 나눈다.
---「기도의 이미지: 사랑하는 연인」중에서
기도란 지금 내 삶의 모든 영역에 은혜로 임하시는 하나님께 나 자신을 개방하고 참여하는 행위이다. 그것은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오해의 영역들을 넘어서서 하나님을 올바로 이해하고 그 관계가 흔들림 없이 지속되고 성장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항상 하나님을 올바르게 이해하거나 올바른 기도의 정의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하더라도 의식적으로 오해를 제거하고 올바른 이해에 기반하여 우리의 기도생활을 쌓아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중에서
하나님이 계심을 인식하는 내면적 감각이 기도의 시작이다. 내가 무엇을 말하는 것이 시작이 아니라 지금 이곳에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내면의 감각으로 인식하는 것이 시작이다. 현존을 인식하면 무언가를 말하는 것에서 시작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레 ‘하나님 여기 계셨네요. 하나님이 계셔서인지 따뜻해요.’ 이렇게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자신의 내면적 감각을 당혹스럽거나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우리가 은혜 받았다고 하는 것도 따뜻함, 채워짐, 충만함, 평화, 함께하심과 같은 내면적 감각이고 우리가 은혜 못 받았다고 하는 것도 메마름, 답답함, 불안, 두려움, 하나님이 계시지 않음 같은 내면적 감각이다. (중략) 그러나 우리는 내면으로 느낀다. 눈에 보이는 존재가 아니니까 내면의 감각으로 인식하게 된다.
---「하나님이 기도를 시작하게 하신다」중에서
기도 안에서 하나님이 주도하시고 빚어 가신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우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빚으시도록 협력해야 한다. 때로는 반죽을 너무 오래해서 지루하기도 하고, 때로는 계속 모양을 바꾸어 아프기도 하고, 때로는 만든 모양이 나의 소원이 달라 불편하기도 하고, 때로는 정말 나를 아름답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가기도 한다. 그럴 때에도 나를 하나님이 빚으시도록 기꺼이 내어 드리는 것이 협력이다.
다시 기도하는 용기, 기도 안에 앉아 있는 인내, 기도의 성장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드리려는 열망, 내가 알지 못했던 하나님을 알려고 하는 개방, 이 모든 것이 기도에 대한 나의 열성과 노력이 하나님의 주도하심에 대한 나의 협력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빚으심이다」중에서
열매는 가지 끝에 맺힌다. 그래서 가지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접붙이기라는 원예법이 있다. 열매는 달고 맛있지만 병충해에 잘 걸리는 과실나무가 있다고 하자. 이 과실나무의 가지를 병충해에 잘 걸리지 않는 나무에 접을 붙이면 튼튼하고 당도높은 과실이 맺히게 된다. 좋은 가지가 중요하지만 바탕이 되는 나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중략) 가지 끝에 열매가 달리지만 열매를 맺는 근원은 가지가 아닌 뿌리이다. 기도를 통해 무언가가 이루어진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가 기도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틀렸다. 특히 기도가 하나님의 것임을 살펴보고 있는 이 책의 관점으로는 틀린 말이다. 분명히 우리의 기도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 맞다. 그러나 우리의 기도 덕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우리의 기도와 상관없이 하나님이 이루실 수 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가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일에 참여하도록 허용하신다.
---「기도의 열매는 하나님이 맺으신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