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나승연 대변인은 평창 프레젠테이션의 구심점이었다. 나는 모든 프레젠테이션을 그녀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그녀의 매력, 에너지, 유머감각, 스타일, 생기발랄함이 평창 프레젠테이션 성공의 핵심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유치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녀는 그동안 함께 일했던 프레젠터 중 가장 뛰어났다. 내 일을 아주 수월하게 만들어준 보배이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더반의 승리도 없었을 것이다.---pp.7-8
투표 결과는 놀라웠다. 우리가 바랐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다. 평창이 63표, 뮌헨이 25표, 안시가 7표를 받았다. 가히 평창의 독주라 할 수 있었다. 후에 많은 IOC 위원들은 우리의 프레젠테이션 덕분에 평창이 10여 표를 더 받았다고 말했다. 이것은 프레젠테이션, 즉 소통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를 말해준다.---p.21
나는 자신만의 드라마틱한 문구를 창조하는 방법 중에서도 청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클로징멘트가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특히 더반 프레젠테이션의 목적은 청중의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이전 프레젠테이션에서도 항상 어느 정도 감성을 움직이려 하긴 했지만 더반에서만큼은 아니었다. 특히 로잔 브리핑은 테크니컬 브리핑이었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에 더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 이미 우리는 더반에서 할 프레젠테이션의 감성 메시지의 씨를 뿌려두었다.---p.105
가장 기억에 오래 남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프레젠테이션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프레젠테이션이다. 평창 프레젠테이션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도 감성에 호소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청중들이 그 상황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청중이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하는 것이다.---p.138
김연아 선수는 2011년 5월에 있었던 로잔 테크니컬 브리핑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세계챔피언십을 하고 난 직후라 많이 지쳐 있는 상태였고 연습할 시간도 많지 않았다. 또 그녀에 대한 외신들의 관심도 컸기 때문에 프레젠테이션만이 아니라 외신들을 대하는 대응 방법도 배워야 했다. 발음이 좋고 영어를 잘해도 어디에서 쉬고 어떤 단어를 강조해야 하는지, 목소리를 어디서 어떻게 높이고 낮추는지,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 제스처나 감정을 어떻게 넣을 것인지 등을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했다. 김연아 선수는 역시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빨리 배웠고 연습을 열심히 하여 영어 전달력이 급속도로 좋아졌다. 로잔 프레젠테이션에서 작은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IOC 위원들과 외신 기자들은 김연아 선수가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으며 호소력이 있었다고 전했다.---p.208
더반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설득력 있는 스피치에 관심을 보이고 내게 설득력 있는 스피치의 비법을 물었다. 나의 대답은 항상 같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는 것이다. 그래야 남을 설득시킬 수 있다. 그러고 나서는 청중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그들이 듣고자 하는 언어와 방법으로 나의 메시지를 포장하고,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공감을 얻어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열정을 더해서 청중의 감성을 움직여야 설득할 수 있다.---p.269
마지막으로 우리는 모두 자신감 있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이미 승자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많은 IOC 위원들과 외신들은 우리에게 계속 다가와서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다. 승리의 분위기가 투표하기 전에도 감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