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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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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8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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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been there, done that’이라는 표현이 있다. 거기 다 가봤고, 다 안다는 뜻으로 ‘내가 해봐서 아는데’와도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안타깝게도 ‘내가 해봐서 아는데’의 시대는 저물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지녀야 할 태도는 오히려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다져온 나의 믿음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고, 틀렸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유연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경험은 정말로 좋은 스승일까」중에서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제자리에 있고 싶으면 죽어라 뛰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이면 주변 세계도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누구든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 발 내딛을 수 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무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몸과 영혼을 갈아 넣으면서까지 무리할 필요는 없다. 무리의 끝은 그토록 염원하던 성공이 아니라 골병이고, 그러다 인생 영영 하직할지도 모른다.
---「아픈 몸에서 배우다」중에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어쩌면 노력은 우리를 배신할지 몰라도 성실은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노력이란 순간의 열정과도 비슷하지만 성실이란 그야말로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태도니까. 삶의 태도가 성실하다면 땅에 단단하게 발을 디디고 뚜벅뚜벅 걸어갈 수 있다. 세상 모든 것이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믿을 수 없더라도, 성실하고 꾸준하게 생활하는 ‘나’는 믿을 수 있으니까.
---「어쩌면 우리는 성실의 시간을 쌓아가고 있는지도 몰라」중에서

고통스럽고 힘들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인생은 원래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진실을 직시하면 변명할 수 없게 된다. 나를 둘러싼 상황과 환경과 사정이야 어찌 됐든 지금까지 내 인생을 이끌어온 사람은 나였으니까. 그러니 가끔 힘들어서 변명할 수는 있겠지만 언제까지나 변명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 수는 없다. 언젠가는 변명하지 말고, 도망치지 말고 맞서 싸워야 한다. 상대가 인생이든, 나 자신이든.
---「인생에 변명하지 마」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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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을수록 지혜로워지는 걸까. 경험이 많다는 건 정말 좋기만 한 걸까. 만약 나이가 많아서 쌓인 게 편견이고, 경험이 많아서 생긴 게 상처라면 어떻게 될까?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걸 알 때, 청춘은 끝난다. 스물 셋의 청춘은 마흔 셋의 어른이 자신이 쓰다 만 오답을 고치느라 얼마나 헤매며 사는 줄 모른다. 지금처럼 모든 게 빠르게, 끊임없이, 바뀌던 시대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에겐 지도가 아닌 나침반이 필요하다. 마음이 힘들 때 믿고 찾아가는 정신과 전문의에게조차 ‘슈퍼바이저’라는 이름의 어른이 있다. 의사들의 의사 선생님인 셈이다. 근래 이렇게 명확한 제목의 책을 본 적이 없다.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침반이다.
- 백영옥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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