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보는 관점이나 경영의 본질에 관해 질문을 해보면 한국인들의 대답은 각양각색이다. 즉 미국인들에게 기업이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를 물어보면 95% 이상이 “주주가치의 상승”이라고 대답하지만, 한국인들은 “구성원들의 자아 실현, 사회적 책임, 생산성 극대화” 등과 같이 다양한 가치를 포괄하는 답변을 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목적마저 이처럼 다르게 나타난다면 경영을 하는 방식은 말할 것도 없이 한국적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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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서 타자기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런데 케드콤은 골동품 취급을 받는 타자기로 매년 70억 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컴퓨터의 보급과 함께 해외의 타자기 제조 업체들이 견디다 못해 모두 문을 닫으면서, 이제 세계적으로 케드콤과 브라더 단 2개사만이 타자기 시장에 살아남아 오히려 독점적 시장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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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경쟁사인 OB맥주에 밀려 뒤쳐졌던 시장 점유율을 불과 2년 사이에 기적적으로 반전시킨 대역전극의 주인공 하이트맥주의 성공 비결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짚어내고 그 니즈를 충족시킨 것이다. 국내 최초로 지하 150m 암반천연수를 맥주 제작에 도입한 것을 비롯해 비열처리 맥주와 100% 보리 맥주를 출시하고 가장 맛 좋은 맥주 온도를 찾아내는 ‘물마크 온도계’, 한국인의 구강 구조에 맞게 음용구를 확대한 ‘하마캔’ 등을 제품에 반영한 것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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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에서 ‘코리안 차트’라고 불리는 분석 모델은 한국에서 개발돼 전 세계 이베이의 회원 활동 분석 자료로 사용되고 있으며, 장수 기업인 유한양행의 자회사 유한킴벌리는 뛰어난 생산성과 경영 관리 능력 덕분에 아예 킴벌리클라크의 북아시아 해외법인을 통째로 맡아 위탁 경영을 하기도 한다. 삼성, LG, 현대차 등의 대기업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지 오래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불굴의 의지로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해 힘차게 전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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