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뒤로 150년이 흘러 1927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이 숲의 왕좌에 오른 것은 너도밤나무와 설탕단풍 들이었습니다. 그리고 평화로운 숲을 사라하는 한 가족이 이곳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이 가족은 오래 전 농부 가족이 집을 짓고 살던 그 자리에 새 집을 지었습니다. 하지만 밭을 일구지는 않았습니다. 숲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숲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지요. 예전의 그 너른 들판이 아름다운 숲으로 변했습니다. 이제 이 숲은 살쾡이를 닮은 스라소니랑 여우, 곰, 사슴, 다람쥐, 비단털쥐, 온몸이 긴 털로 덮인 호저, 그리고 다른 많은 생물이 한데 얼려 살아가는 집입니다.
숲은 누가 만들었나 p.44-45
숲은 새록새록 울창해졌습니다. 농부 가족이 떠나간 지도 어언 80여 년, 1860년이 되었습니다. 들풀만 무성하던 초원에 이제는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이 들어섰습니다. 초원에 처음 뿌리를 내린 스트로브소나무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숲은 온통 붉은 꺽갈나무와 꽃단풍, 물푸레나무로 뒤덮였습니다. 사람의 나이로 생각해보면 숲은 이제 중년기에 접어든 것입니다.
--- p.35
나무 뿌리는 물을 머금어 흙이 물에 씻겨 내리지 않도록 합니다. 나뭇가지에는 새들이 찾아와 둥지를 틀거나 쉬어 갑니다. 땅에 떨어진 나뭇잎은 썩어서 흙을 더욱 기름지게 합니다. 온 세상의 모든 숲이 매사추세츠에 있는 이 숲과 같은 길을 따라 성장합니다. 어느 나라에 있는가, 어떤 기후인가에 따라 나무의 종류는 다를 테지만 숲의 성장 과정은 똑같습니다.
숲 속에서 언제까지나 변치 않는 것은 없습니다. 오래 된 나무가 죽어 간 자리에선 언제나 어린 나무가 새로 자랍니다.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