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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560쪽 | 524g | 130*190*35mm
ISBN13 9791185419725
ISBN10 118541972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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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꿈이 바로 이런 거냐? 무식한 잡년이 되는 거?”
마틴이 트럭에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터틀은 ‘무식한 잡년’이라는 말을 속으로 되뇌었다. 깡통 속에 담겨 있던 뭔가가 왈칵 쏟아지듯이 그 말의 의미가 갑자기 그녀를 덮쳤다. 스스로 이름한 적도 없고 자세히 들여다본 적도 없는 그녀의 일부에 마틴이 이름을 붙이면 터틀은 그의 표현 그대로 자신을 인식하면서 자기혐오에 빠지곤 했다. 마틴은 침착하지만 분노 섞인 동작으로 기어를 바꿔 댔다. 터틀은 자신이 미웠다. 결코 메워지지 않을 자신의 부족함을 견딜 수가 없었다. --- p.30

터틀은 뒷마당 덱의 뼈대를 지나, 썩어 가는 통나무가 뒹굴고 거친 피부의 영원??과 캘리포니아줄도롱뇽이 득실거리는 비탈길을 내려갔다. 발꿈치가 도금양 이파리의 끈적끈적한 표면을 밟으며 시커먼 흙을 헤집었다. 그녀는 슬로터하우스 개울물 사이를 지그재그로 조심스레 내려갔다. 공작고사리의 거무스름한 줄기에는 초록빛 눈물방울 같은 이파리가 맺혔고, 엉클어진 한련화가 알싸하고 촉촉한 특유의 냄새를 풍겼다. 바위는 우산이끼로 빽빽하게 감싸여 있었다. --- p.35~36

“믿어요.” 터틀은 생각했다. 아빠는 내게 참 가혹해요. 하지만 때론 아빠의 엄격함이 나한테 도움이 되죠. 나를 더 엄하게 대해 주세요. 나는 워낙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애니까요. 아빠 덕분에 나는 하고 싶어도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돼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 아빠는 너무 마구잡이일 때가 있어요. 세심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요, 신중하지 못한 무언가가… …. 그게 뭔지는 잘 모르겠어요. 잘 모르긴 하지만 분명히 있어요. “자… ….” 마틴은 터틀에게서 칼을 받아 들고 그녀를 복도로 떠밀어 거실로 데려갔다. 그리고 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위로 올라가라.” 터틀은 아버지를 흘금 쳐다보고 의자에 올라갔다. 마틴이 다시 테이블을 가리키자 그녀는 시키는 대로 테이블 위에 올라가 맥주병과 낡은 접시, 스테이크 뼈 무더기 사이에 섰다. “저기 저 서까래 말이다.” 터틀은 서까래를 올려다봤다. “야, 개밥. 너한테 뭘 좀 보여 주고 싶다.” --- p.57~58

그들의 대화는 터틀에게 놀라움과 설렘을 동시에 안겨 주었다. 그녀를 살짝 띄워 주는 듯했지만 터무니없고 멍청한 소리였다. 내성적이고 자폐적이며 눌변인 터틀이 보기에 그들은 현란하고 유창한 언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세계의 일원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어질어질하고 불안한 마음을 어쩔 수 없어 손톱을 씹으며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녀에게 신세계가 열리고 있었다. 고등학교에 가면 저 애들이 있겠지. 거기서 친구를 사귀는 건 얼마나 설레는 일일까? 바로 저런 친구들을 사귀는 건? 아침마다 일어나서 버스를 타면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까? 내가 ‘공부 좀 도와줘.’라고 부탁만 하면 저 애들은 흔쾌히 도움을 주겠지. --- p.112

잠시 후에 그가 다시 말을 꺼냈다. “남자 친구는 있니?” “그런 거 없어요.” 할아버지가 고개를 들고 그녀의 얼굴을 빤히 살폈다. “그게 무슨 뜻이냐?” “남자 친구가 없다고요.” “학교생활이 순탄치 않은 거냐? 누가 널 괴롭혀?” “아니요.” “다행이구나.” 할아버지가 잔에 위스키를 더 따랐다. 그들은 크립 단계를 끝내고 점수를 반영한 다음, 다시 카드를 내려놓으며 합계를 냈다. 할아버지가 어설프게 카드를 모아 섞었다. 이윽고 게임이 끝났다. 할아버지는 위스키를 또 붓고 잔을 들여다봤다. 그들은 카드를 내려놓고 크립 점수를 계산했다. 할아버지가 물었다. “파티에 간다면 무슨 옷을 입을 거냐?” “안 갈 거예요.” “난 네가 갔으면 좋겠구나.” “그럼 갈게요, 할아버지.” “아, 같이 갈 남자애가 있구나?” “그럼요. 있죠.” --- p.156~157

“학교에 왜 가야 하냐고요? 제가 언제 한 번이라도 선생님의 빌어먹을 시험을 제대로 본 적 있어요? 선생님은 저를 한쪽으로 끌고 가거나 제 뒤를 쫓아와서 ‘줄리아, 너는 왜 시험을 그런 식으로 봤니?’ 따위의 소리나 하잖아요? 제가 왜 시험을 못 봤는지는 뻔한 거 아녜요? 제가 무슨 말을 하길 바라는 거죠? 그건 저더러 선생님한테 거짓말을 하라고 부추기는 거라고요. 저는 거짓말하는 거 싫어요. 거짓말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얼마든지 있는데 선생님 수업에서 거짓말을 요구하는 게 비위에 거슬려요. 저는 떠나야겠어요. 보나 마나 선생님은 ‘대체 학교에 안 가겠다는 이유가 뭐니, 줄리아?’ 이딴 말이나 하겠죠? 제발 관두시죠. 제가 원래 쓸모없는 년이라서 학교에서 빌빌대는 거잖아요. 그게 이유라고요. 이러면 답이 되겠죠?” 터틀은 힘없이 두 손을 들어 올렸다가 툭 떨어뜨렸다. “저는 노력하고 또 했는데도 낙제했어요. 앞으로도 쭉 그럴 거라고요. --- p.174~175

“아빠가 저를 학대한다고 생각하는 거 알아요. 그렇게 생각한다는 걸 아니까 선생님한테 얘기하기가 더 어렵잖아요.” 터틀은 엄마의 죽음이 자신에게 상처가 됐는지 알지 못했다. 당시에는 상처가 됐다고 해도 지금은 별 느낌이 없었다. 상실감 같은 건 못 느껴. 엄마가 그립지도 않고, 엄마가 돌아오길 바라는 것도 아니고. 아무 감정이 없어. 아빠가 나를 괴롭히면 상처받지만, 그건 아빠가 원래 잔인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비극적인 처지 때문이지. --- p.181

“넌 내 거다.” 마틴이 부지깽이를 휘둘러 그녀의 팔을 내리쳤다. 터틀은 진흙탕에 엎어졌다. 왼쪽 팔의 감각이 없어지고 어깨가 부러진 느낌이었다. 그녀가 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고 용을 쓰자 그는 부츠 발로 그녀의 잔등을 눌렀다. 그리고 부지깽이를 공중에 쳐들었다. 터틀은 달아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달아나, 터틀. 죽기 살기로 달아나야 해. 그러나 그의 부츠에 눌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서 달아나야 했지만 생각과 달리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가 부지깽이로 허벅지 뒤쪽을 내리치자 그녀는 몸을 움찔하며 경련을 일으켰다. “내 거라고.” 마틴이 갈라진 목소리로 내뱉었다. 터틀은 두 손으로 진흙을 움켜쥐며 그의 부츠 밑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소용없었다. 그가 다시 부지깽이를 휘두르게 두면 안 된다. 온몸이 못 견디게 아팠다. 머릿속에 딱 한 가지 생각밖에 없었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제발. 속으로 몇 번이고 반복했다. 그녀는 오로지 무기력감을 느낄 뿐, 뇌 전체가 의식 없는 두려움에 잠긴 기분이었다. --- p.192~193

“죽고 싶어요.” 그녀가 말했다. “야, 개밥.” “나 자신이 싫어요. 증오스러워요.” “안 된다.” 마틴이 그녀를 힘껏 끌어안으며 말했다. 그는 손끝으로 그녀의 굴곡진 갈빗대를 쓸었다. 그것들은 그의 손안에서 탄력 있게 낭창거렸다. 그의 품에 안겨 있으니 터틀은 더 작아진 느낌이었다. 자신의 얼굴에 드러났을 고통과 상실을 의식하며 그녀는 반복했다. “죽고 싶어요.”“개밥.” 마틴이 그녀의 목덜미에 대고 속삭였다. 그는 이 사이로 공기를 빨아들였다. 회한을 표현하는 고통스러운 소리였다. “노인네가 스스로 죽음을 택한 거다. 너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구나. 자기 스스로 죽음을 택했고 너나 나나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제길, 그래서 그 인간이 원망스럽다.” “그러지 말아요.” 나직하게 말했지만 터틀은 자신의 목소리에 깃든 긴장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 마틴이 그녀를 끌어안은 채 몸을 떨었다. 그녀가 자신의 어깨에 얼굴을 기대자 그는 양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감쌌다. “나도 정말 안타깝다. 너한테 그런 인간이 아니라 번듯한 할아버지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이젠 오로지 너랑 나, 둘뿐이구나. 가자.” --- p.239~240

고요함에 굴복하여 설핏 잠이 들었다가 눈을 떠 보니, 밖이 이미 깜깜했다. 마틴은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며칠씩 집에 안 들어오는 일은 다반사였지만 터틀은 마틴이 이번엔 진짜 자신을 버리고 떠났음을 직감했다. 그녀의 소심함과 이기심 때문에 할아버지가 죽었는데 이제는 아버지마저 같은 이유로 떠난 것이다. 그녀는 벽에 기대앉아 손마디를 물어뜯으며 집 안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나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산들바람이 옻나무를 흔들며 열린 창으로 들어왔다. 창문 가로대를 타고 들어온 갈색 덩굴은 개똥지빠귀 발처럼 울퉁불퉁했다. 어두운 방으로 바람이 밀려들자 터틀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일어나서 집 안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그대로 앉아 있기만 했다. 아래층에서 뒷문이 벌컥 열리며 벽에 쾅 부딪쳤다. 오리나무 잎들이 부엌문을 쓰다듬는 소리가 들렸다.
--- p.26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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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내려놓기 불가능하다.”
- [NPR]
“독자들을 한입에 꿀꺽 집어삼켜 버릴 숨가쁜 소설이다.”
- [워싱턴 포스트]
“틀에 박히지 않은 여주인공과 학대받은 소녀의 자가 구원을 위한 투쟁이 의연하게 묘사되었다.”'
- [뉴욕 타임스]<
“독자들은 주인공 터틀이 탈출을 감행함과 동시에 그녀에게 성원을 보낼 것이며, 이내 탤런트의 자연에 대한 놀라운 묘사에 빨려 들어갈 것이다.”
- [리얼 심플]
“한자리에 앉아 한밤중이 훌쩍 지나도록 『마이 앱솔루트 달링』을 읽었다. 이른 아침에 비행기를 타야 했는데도 이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가브리엘 탤런트는 몸과 마음, 정신의 독립을 향한 터틀의 투쟁을 지독히 진실하게, 지극히 섬세하게 그렸다. 그 결과 충격과 동요, 감동을 안겨주는 가슴 먹먹한 데뷔작이 탄생했다.”
- 실레스트 잉 ([뉴욕 타임스] 선정 베스트셀러 작가)
“놀랍도록 생생하고 흥미로운 책이다. 터틀 앨버스턴은 아주 오랜만에 만난 강렬한 캐릭터이며 이 빼어난 소설의 모든 장면에는 긴장과 통찰, 아름다운 문장과 훌륭한 묘사가 가득하다. 읽기 시작하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책이다.”
- 필 클레이 (소설가)
“북부 캘리포니아 광야를 배경으로 불안정적인 홀아버지 밑에서 자라는 사춘기 소녀 터틀의 이야기는 독자들을 단숨에 골칫거리 속에 억압된 그녀의 마음과 정신 속으로 인도하고, 주인공이 느끼는 정서적 및 신체적인 비통함을 고스란히 느끼게 만들 것이다.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역경에 맞서 지칠 줄 모르는 끈기를 발휘하는 이 어린 영웅의 성장기는 영감 그 자체이다.”
- [하퍼스 바자]
“매력적인 젊은 여주인공이 단숨에 나를 사로잡았다.”
- [베니티 페어]
“맹렬하고 가슴이 터질 듯하다. 탤런트는 이 압도적인 데뷔작에서 주인공 터틀이 인지하고 있는 광막성에 대한 매력적인 추이를 지속적인 박자감에 입각한 역동적인 긴장감 속에서 녹여냈다.”
- [BBC]
“비상하고 잊을 수 없는 여주인공을 기저로 한 눈부신 소설, 심오하게 사색적이며 완전하게 황홀하다.”
- [가디언]
“영특하며 잊혀지지 않는 데뷔작.”
- [피플]
“대단히 용기 있는 작은 소녀를 향한 매혹적인 도입부…… 『마이 앱솔루트 달링』은 감동적일뿐만 아니라 중요한 작품이다.”
- [USA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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