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란 마물이다. 사람을 상처 입히기도 하고, 격려해주기도 한다. 책이나 인터넷을 눈으로 따라가는 것보다도, 말로 해야 비로소 살아 있는 힘이 솟아난다. 이 마물을 어떻게 다룰까. 그것은 말하는 사람에 달렸다. 좋은 마물로 만드는 것도, 나쁜 마물로 만드는 것도 스피커(연설자)에 달렸다. 듣는 사람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것도, 기운차게 만드는 것도 모두 스피커에 달렸다.
--- 본문 중에서
“듣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도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죠. 하지만 그만큼 말을 하기 위한 용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을 하기 위한 용기.
그 말은 갑자기 내 가슴 속에서 퐁당 튀었다. 맑은 연못의 수면에서 뛰어오른, 반짝거리는 물고기처럼.
--- 본문 중에서
똑바르다.
그 말이 가진 강함, 착실함, 유연함. 밝음, 솔직함, 시원함.
당당하고, 성실하며, 신념으로 넘쳐나는 말.
“똑바로, 세상에 묻고 싶습니다. 올곧은 사회로 만들고 싶습니다. 당당하게, 똑바르게 선거에서 싸우고 싶습니다.”
“네. 『지금 바로, 똑바로』지요.”
--- 본문 중에서
인생의 끝에, 저에게 남은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의지, 말, 장소. 이 세 가지가 저에게 허락된 마지막 재산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의지가 있습니다. 의지를 전할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여러분께서 들어주시는, 국회라는 장소가 있습니다. 이 행운을 최대한 이용하여, 그야말로 약자를 위해 일어나는 의회의 모습을, 지금이야말로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그렇게 깨달았습니다.
--- 본문 중에서
자네는 얼마나 다부지고, 늠름하고, 눈부신 ‘그림자’였는지.
자네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해가 높이 떠 있었네. 태양은 바로 자네를 따라다녔지. 그렇기에 이렇게나 뚜렷하고도 선명한 ‘그림자’가 지금 우리의 마음속에 찍혀 있는 거라네.
언제까지고 비탄에 잠기지는 않겠네. 이러는 동안에도 세상은 움직이고 있으니. 성미 급한 자네는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겠지. 우리가 자네를 잃은 슬픔을 넘어서서, 다시 볕이 드는 길로 나아가기를.
--- 본문 중에서
“에리의 몸속에 조그만 생명이 깃들었다는 걸 알았을 때…… 절실히 깨달았어. 어째서 아버지가 그렇게 필사적으로, 세상을 좋게 만들고 싶다고, 어린이나 노인이나 약자에게 다정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는지. ……나를 위해서였던 거야.”
자신과 가장 가까운,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세상을 좋게 만드는 일’인 것이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