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희 - (한 짓이 있으니까 언성은 높이지 말고 설명하듯) 아 한복집에 갔다가 며느리감이 누구냐길래 솔직히 얘기했지. 한복집 딸이다. 같은 한복집이니까 환히 꿰구 있더라구. 그런데 기절초풍할 얘길 하잖아. 정아 - 뭔데? (다 앉아 있다) 복희 - 후처라잖아 후처. 정균 - 누가요? 복희 - 내가 후처냐? 혜수 - (조금 떨어진 곳에서 빨래 개키고 있는 / 그 위에) 복희E - 승준지 염준지 엄마가 후처란 말야. (혜수 그대로) 정균 - 아아. 나사장 - 그래애? (동시에) 복희 - 아, 알건 확실히 알어야 하잖아. (변명하듯 약간은 어리광 / 동조 구하듯) 혼사라는 게 양쪽 집안이 인연을 맺는 건데 감쪽같이 속이구 우릴 뭘루 보는 거야. 넘어갈 때 넘어가더라두 확실히 할 건 확실히 해야잖어. 정균 - 건 그렇지요. 복희 - 하이구우 봉변은 누가 당했는데 저 자식은 / 혼사를 깨면 우리가 깼지 즈들이 뭐 할 말 있어 하니 마니야 주제두 모르구. 정아 - 진짜 후처래? 복희 - 아 그렇대애. 실토하더라. 나사장 - 그런데 봉변은 왜 당했어. 복희 - 아이고오 학교 선생 한다는 큰딸이 머리악을 쓰구 덤벼드는데 무섭더라아? 나 아무 말두 한 거 없거든. 후처라는 소리가 있는데 사실이냐 / 어떻게 우리 집만 모르구 있냐. 나 딱 두 마디밖에 안했어 여보. 아 그런데 그년이 거품 물구 길길이 뛰는데 내가 왜 다쳤는데 / 너어머 악을 써대는 바람에 혼이 나가서 고꾸라진 거라니까? 정아 - 엄마가 두 마디만 했을 리가 없지이이. 안 그래 오빠? 정균 - (정아에게 눈 찡긋하는 위에) 복희E - 이게 이게. 니 엄마 언제 거짓말하는 거 봤어?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