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언트가 프로젝트를 시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인지, 또 담아내고픈 내용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결과 얻어내려는 효과는 무엇인지부터 정확히 알아채야 한다. 메시지에 대해 확실하게 알아야만 프로젝트 전체의 디자인 콘셉트를 올바르게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대화는 마찬가지다. 업무 지시냐, 사랑 고백이냐, 교육 강의냐에 따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이 다르다. 장소를 선택하고 분위기를 조성하고 목소리 톤과 얼굴 표정 그리고
손동작을 써가는 것 모두 메시지에 따라 달라지고 또 달라져야 한다. --- p.14
메시지를 파악하고 고객까지 연구했다면 이제 어디에 담아 전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한다면 말로 고백할 수도, 편지에 담아낼 수도, 노래로 표현할 수도, 현수막을 걸어놓을 수도 있다. 그리고 똑같은 사랑 고백이라도 말이라면 진심이, 편지라면 감동이, 노래라면 열정이, 현수막이라면 감격이 느껴지도록 해야 승낙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프로젝트도 어떤 매체에 담을 것인가에 따라 서로 다른 접근법과 전략이 세워진다. 각각 매체들의 특성을 파악해 메시지 전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 p.18
이 작업에선 스토리보드가 여러모로 도움을 준다. … 프로젝트 전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결과물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첫 번째 장점. 이를 통해 중요한 디자인 사항들을 미리 점검해볼 수 있다. 디자인 일관성이 유지되는지, 리듬과 각양이 느껴지는지, 정보가 논리적으로 전개되는지, 메인 정보와 서브 정보 간의 계층구조는 확실히 드러나는지, 각 정보들의 페이지네이션은 적합한지, 사진이나 일러스트가 메시지와 조화를 이루는지, 적절한 컬러를 선택했는지, 텍스트의 분량은 적절한지, 여백은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는지, 박스 기사나 캡션 등 부속 요소들이 시선을 방해하진 않는지 등 여러 사항을 체크할 수 있다. --- p.34
불규칙 그리드와 그리드 해체는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성을 갖고 있다. 구성의 복잡함, 가독성의 어려움, 시각적 피로감 등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메시지의 효율적 전달이라는 디자인의 기본 목표를 저해할 가능성도 아주 높다. 그렇기에 디자이너는 그리드를 활용한 디자인으로는 주어진 메시지를 이상적으로 전달할 수 없을 때에 그 대안으로 이 방법을 택해야 한다. 그리드를 활용해도 충분히 명확하고 매혹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데도 굳이 그리드를 무너뜨리거나 해체하려는 건 디자이너의 겉멋이자 허세일 뿐이기 때문이다. --- p.78
매체의 특성과 독자의 성향을 따져봐야 한다. 같은 다이어트 기사라도 여성 잡지냐 일간 신문이냐에 따라 폰트를 달리해야 한다. 또한 십자군 전쟁에 관한 역사물이라도 일반용인지 아동용인지에 따라 서체를 다르게 써야 한다. 다른 구성요소들과의 조화도 고려해야 한다. 함께 페이지를 구성하는 사진의 느낌과 크기와 분량, 일러스트의 스타일과 컬러, 인포그래픽의 크기나 복잡도 등과 적절한 융화를 이뤄낼 수 있는 폰트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가독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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