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영미권 최고의 작가로, 몇 년 전에 ‘찰스 디킨스 탄생 이백 주년’을 기념하며 영국에서만 100여 개에 달하는 행사를 열었다.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뿐만 아니라 영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다양한 국가도 ‘이백 주년’을 기념하며 문학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찰스 디킨스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풍미한 소설가다. 이백 년도 넘은 1812년 2월 7일, 나폴레옹 전쟁이 한창일 때, 영국 남부 포츠머스 외곽에서 팔 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나, 장남으로 살아간다. 여섯 살부터 학교에 다니지만, 다락방에서 소설을 읽으며 훨씬 많은 걸 배운다. 아버지 빚이 많아 어린 디킨스는 따로 살다가 혼자서 역마차를 타고 가족을 찾아가는데, 이 경험은 디킨스 뇌리에 평생 틀어박히니, 《올리버 트위스트》와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에서 주인공이 어린 나이에 혼자 먼 길을 떠나는 고통으로 나타난다. 어린 디킨스가 찾아간 가족은 런던 빈민가에서 살았다. 열세 살부터 구두약 공장에 취직해서 장시간 일하는 등 가난과 좌절을 겪었다. 디킨스는 아버지를 “정이 많고 상냥한” 사람으로 여겼는데, “생활이 어려운 데다 성격까지 물러서 아들을 제대로 공부시킬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것 같았다. 아들에게 제대로 성장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이때 겪은 생활은 이후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아버지가 빚을 갚자 삼 년 동안 학교에 다니지만 관두고 다양한 일을 하다가 스물한 살에 속기법을 익혀 의회 출입기자가 된다. 그리고 의회와 정치에 대한 불신, 부정부패, 빈부 격차 등 사회현상에 눈을 뜬다. 스물두 살부터 글을 쓰기 시작해서 대표작 『크리스마스 캐럴』,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자전적 소설 『데이비드 코퍼필드』 등을 평생에 걸쳐 발표한다. 1868년 6월 8일 『에드윈드루드의 수수께끼』를 집필하다가 5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많은 사람이 “우리 친구가 죽었다”라면서 슬퍼한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에 성공해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나라였으나 곳곳에 어두운 부분이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디킨스는 사람이 힘겹게 신음하는 소리를 듣고 영국 최고 전성기에 담긴 아픈 그림자를 직시하여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