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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혼을 사로잡은 이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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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의 혼을 사로잡은 이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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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85쪽 | 491g | 188*254*20mm
ISBN13 9788937810572
ISBN10 8937810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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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8월, 남과 북이 휴전 협정을 맺으면서 한국전쟁이 사실상 종결되었습니다. 그러자 피난을 떠났던 사람들은 제각기 고향을 찾거나 대도시, 특히 서울로 모여들었습니다. 서울이 그다지 내키지도 않고 또 마땅히 갈 곳이 없던 이중섭은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나전강습소 교육 책임자인 유강렬이 우리 옛 미술품에 대한 그의 안목을 알고 자신이 일하고 있는 통영으로 가자고 제안합니다. 이중섭은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통영은 '동양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물론 지금도 다른 항구 도시에 비해 경치가 뛰어나고 풍광이 아름답지만, 이중섭이 갔을 때는 훨씬 더 자연미가 살아 있는 항구였습니다. 게다가 통영은 전쟁의 상처가 심하지 않았고, 부산에서처럼 시절을 핑계 삼아 술자리를 쏘다니는 친구들 모임도 전혀 없었습니다. 이중섭이 그림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난 것입니다. 다시 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열망도 더욱 힘나게 했습니다.

이중섭은 자신을 높이 평가해 주던 사람의 집에서 잠시 머물다가 곧 나전강습소의 한 방에 자리를 잡으면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이때 많이 그린 것이 소 그림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소 그림은 오래 전부터 이중섭이 몰두한 소재였습니다. 오산학교 시절에서부터 일본 유학 시절이나 돌아와 원산에 머물던 시절은 물론 결혼하여 남쪽으로 오기까지 소는 그의 작품의 주된 소재였습니다. 그러나 해방 후 원산이나 부산에서 본 소들은 늘 눈이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주도에 갔을 때 눈이 맑고 잘생긴 소를 보고 많은 습작을 했었지요. 하지만 이중섭 자신이 만족할 만한 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pp.116~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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