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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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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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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196쪽 | 282g | 130*205*20mm
ISBN13 9791187904144
ISBN10 1187904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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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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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사람처럼
선 채로 살아간다는 걸
먼저 서고 나서야
핀다는 걸
까마득한 옛날부터
그래왔다는 걸
이제야
안다
그까짓 화관(花冠)이 대체 무어라고
어느 봄 한 날
눈물겨워라
시간을 모아
제 허리를 만들고
시간을 세워
우주 한 장 밀어 올리는
저 공력이
---「꽃도 사람처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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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80년대 끝자락에 또 다른 젊은 채광석이 있었지. 불의 시대 마지막을 ‘초겨울 새벽’처럼 써늘한 뜨거움, 아니 불같은 서정 한 줌 떨구고 갑자기 사라진 시인이 있었지. 그런 그가 훌쩍 쉰 살이 되어 시인으로 돌아왔다. 지나온 시절을 호명하는 중년의 한 사내가 참 아리게 따숩다. 뜻밖에도 세월의 단애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시인의 일상적 삶과 정치와 역사, 인간에 대한 사유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장대하다. 시로 쓴 자화상이자 오래 삭힌 일기장이다. 시의 바깥에서 살아온 듯하지만 바깥에서 오히려 시인으로 튼실히 살아온 내공이 삶과 역사를 짙게 품은 서정의 이야기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수채화를 닮은 습기의 언어들 속에 마음은 어느새 습자지다.
- 임규찬 (문학평론가·성공회대 교수)
가을 내내 채광석과 시를 주고받으면서 놀았다. 시를 쓰면서 그는 십여 년 만에 수염이 돋았다. 면도하지 않은 寸田尺土에 단풍이 들고 눈이 내렸다. 여기 있는 시들은 대개 그 수염 붓으로 쓴 것들이다. 오랜만에 세상을 말하는 시로 이를 닦는다. 이런 시는 혼자 읽으면 늑골 밑이 상하고, 둘이 읽으면 분하고, 셋이 읽으면 비로소 약이 된다.
- 서해성 (시인·연출가)
시로 위로받던 시절이 있었다. 오랜만에 눈에 들어온 시들이 나지막이 속삭인다. 시는 시인 자신을 위해 존재하노라고. 사랑스럽고 야무져 갖고 싶게 만드는 시어들은 토닥토닥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매만지고 다듬은 각고의 열매였다. 시인… 그리고… 다시 시인으로, 새삼스럽게 삶을 뒤적이고 역사를 응시하며 시어를 빚어낸 그에게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 시인과 시인을 잇는 긴 세월 동안 시를 잊은 듯했으나, 시를 잊지 않았기에 다시 ‘새’길이 열린 것이리라.
- 김정인 (역사학자·춘천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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