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가, 제갈량 그리고 정도전의 Prospecting
- 왜 그들은 조조, 유비 그리고 이성계를 고객으로 만들고자 결심했을까
삼국지를 보면 곽가라는 인물이 나온다. 조조의 책사로 용맹하기로 유명한 여포의 군대를 물리치고 그를 제거한다. 이후 조조보다 강대했던 원소의 세력을 무너뜨린 후 그 아들들을 쫓아서 요서 땅(고구려 바
로 옆)까지 평정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조조를 위해 많은 공을 세운 최고의 책사로 알려져 있다. 적벽대전에서 패한 조조가“ 만약 곽봉효(곽가의 자)가 살아 있었다면 오늘과 같은 치욕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한탄했을 정도로 그의 능력은 탁월했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조조의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스무 살에 이미 뛰어난 능력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곽가는 먼저 원소를 찾아간다. 하지만 그는 이내 원소를 떠나 조조를 찾는다. 이 이유를 훗날 원소와의 전쟁에서 곽가가 보여 준 표현을 보면 그의 생각을 알 수 있다.
“원소는 인재를 등용하는 기틀을 알지 못한다. 일을 처리할 때 생각은 많지만 요령은 적고, 모략을
좋아하나 결단력이 없으니 그와 더불어 천하 난세를 구제하고 제왕의 패업을 이룩하긴 힘들 것이다”
결국 원소는 곽가의 예측처럼 전쟁에서 패한다. 당시로서는 흔치 않게 신하가 스스로 주인을 선택하고, 불꽃처럼 살다가 간 그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좋은 주군을 찾는 과정은 좋은 고객을 찾는 과정과 같은 맥락에서 의미가 있다. 두 가지 시사점을 먼저 찾아보자.
첫째, 좋은 가망고객을 찾아야한다. 가망고객 리스트를 한번 살펴보자.‘ A고객은 돈을 잘 버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 내가 찾아가면 보험에 가입할 확률이 높을 거야’,‘ B고객은 나와 친분이 두터웠으니 관계를 봐 서도 나의 상품을 구매해 줄거야’라고 생각하면서 고객을 선정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런 식으로 자의적인 판단을 내리기 전에 아직 알지 못하는 고객이라도 사전에 객관적인 정보를 파악해보려고 노력해볼 필요가 있다. A고객을 소개해준 사람에게 그의 개업시점을 알아서 대출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인가 등을 파악해볼 수 있다면 어떨까? B고객의 최근 근황이 어떻게 내가 고객을 설득하는 것일까? 고객이 나를 선택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필요한 고객을 찾아서 설득하고 선택되는 것일까?
그가 일하고 있는 직종의 평균 급여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가 부양해야 하는 가족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본 적이 있는가? 그가 좋은 고객인지 아닌지에 대한 여부는 객관적인 정보를 취합한 이후에 판단해야 한다. 원소는 곽가가 주군을 선정하는 시점에 최고의 세력을 가지고 있었으나 원소는 곽가에게 관심이 없을 확률이 높았고, 조조는 최고는 아니었지만 팽창에 대한 야심과 함께 곽가와 같은 능력자를원하고 있었다. 삼국지에서 제갈량은 유비의 신하가 된다. 삼고초려라는 고사에서 나오듯, 유비가 그를 세 번이나 찾은 정성도 있겠지만 많은 역사가들은 이미 성장해버린 조조를 선택한다면 그에게 별다른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임을 판단했다는 평이 많이 있다. 실제로도 돈이 아주 많은 고객은 주변에 자산관리를 도와주겠다는 은행, 증권, 보험사의 직원들이 줄을 서 있을 확률이 높다. 나에게 좋은 고객은 다른 사람에게도 좋은 가망고객이란 뜻이다.
둘째, 누가 나를 필요로 할 고객인지 생각해보자. 또한 실제로 내가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동시에 나는 어느 정도 수준의 서비스를 나의 가망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자. 월 50만 원 저축을 하는 고객에게 재무상담을 한다면 어느 정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월 1,000만 원의 저축 여력을 가진 고객에게 경쟁업종의 재무상담 인력에 비해서 더 좋은 제안을 할 능력이 갖추어져 있는가? 물론 장기적으로 더 나은 능력을 갖추어서 그 이상 되는 고객들도 커버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가망고객을 선정할 때는 나의 능력도 함께 고려해야 하고, 무엇보다 그 가망고객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역으로 현재 시점에서 내가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망고객들을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해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당신의 가망고객 리스트의 누구에게 당신이 필요한가? 조선의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 역시 마찬가지다. 그 역시 무너져 가는 고려라는 나라를 버리기로 결심을 하고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 함흥으로, 당시 군벌이었던 이성계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마침내 조선을 건국하게 된다. 만약 그들이 각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아마 역사가 바뀌지 않았을까? 삼국지의 배경시대는 말할 것도 없고, 고려말에도 나름 여러 군벌이나 세력가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선택은 더욱 빛이 난다.
당신의 가망고객 리스트를 보라.“ 누가 당신의 능력과 제안을 선택 할 고객인가” 또“ 당신은 그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이 두 질문에 답을 스스로 내린다면 더 좋은 고객들로 인해 당신의 영업이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세일즈에 도움이 될 책]
조조의 면경(사마열인) - 최근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것이 위나라의 군주 조조다. 유비를 중심으로 한 삼국지연의를 읽으면 간사한 영웅으로 묘사되지만, 실제로 그는 삼국의 영웅 중 가장 뛰어난 판단력과 기지로 스스로 한 시대를 이끌었다. 그의 캐릭터를 살펴보면 여러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바로 그가 가진 여러 가지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다. 다양한 얼굴이 필요하다는 점은 영업인들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난세만큼이나 치열한 현장에서 조조의 마음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정도전과 그의 시대(이덕일) - 조선의 창업자는 이성계지만, 최근 드라마에서도 재조명 되었듯이 정도전이 없었다면 조선의 존재도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드라마틱한 책이 아님에도 재미가 있는 것은 그의 삶 자체가 드라마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참고 기다리는 것도 싸움이요, 궁지로 더 몰아넣으면 사람의 진면목이 나타난다.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던 인물의 삶을 통해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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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나는 영업을 잘하고 싶었고, 그것으로 인생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영업을 시작했고, 이십대 후반의 패기 어린 마음을 생각하면지금쯤은 최소한 수백 명의 영업조직을 거느린 영업 본부장 또는 수십 억원의 연봉을 받는 세일즈 에이전트가 되어 있어야 했다. 하지만 좌충우돌의 2년 반 동안의 영업인으로서의 삶은 매일 매일 늘 고민 속에 살기만 하던 수많은 매니저들도 업기에 급급했다. 함께 일하던 수많은 영업 동료들이 업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그런 치열한 영업의 와중에서도 여전히 높은 성과를 내고, 내가 꿈꾸었던 그런 위치를 이루어낸 사람들도 분명히 함께 존재한다. 그렇게 오고 가는 사람들 속에서 나는 여전히 영업인은 아니지만, 보험인으로 남아 있다.
현장을 할 걸음 물러나 바라보며, 늘 영업에 대한 고민을 놓을 수가 없다. 여전히 영업과 분리할 수 없는 마케팅 기획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내가 나 스스로에게 던진 영업의 의문들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연구하고, 공부하고, 현장의 영업인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는다. ‘영업인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 걸까’ 매일 고객과 만나는 일상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의문들은 결국 세일즈 프로세스 안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보험영업)세일즈의 요정을 만나라.
요정은 이미 당신 곁에 와 있다. 그를 발견하고 그와 함께 놀라운 성과를 내라.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