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에 새로 구성된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종전조직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원로예우 차원에서 리을설, 리두익, 김익현, 백학림, 리하일 등 항일 1세대들이 포진되어 70~80대의 고령자들의 명예직과도 같았고, 개점휴업 상태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번에 조직된 구성원들은 모두 군부와 군수경제의 실세들로 조직되었으며 이들의 지위는 국방위원회를 압도하고 있다. 총참모장 리영호, 인민무력부장 김영춘, 부총참모장 최부일, 총정치국 제1부국장 김정각, 작전국장 김명국, 보위사령관 김원홍, 해군사령관 정명도, 정찰총국장 김영철, 공군사령관 리병철, 호위사령관 윤정린, 당 군수공업부장 주규창, 호위사령부 정치위원 최상려, 11폭풍군단장 최경성, 당 비서 최룡해, 당 행정부장 장성택이 새로 임명되었다. 이 중에서 김영춘,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들이며 김정각과 주규창은 국방위원회 위원들이다. ---p.9
국방위원회는 군사정책 결정기구인 동시에 당에서 이미 결정된 군사정책을 인민무력부와 총참모부를 통해 집행하는 북한 군사정책 집행의 최고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국방위원장의 선출은 과거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결정했으며, 그 이후에는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에서 김일성에게 위임하여 김일성이 국방위원장을 추천, 결정하였다. 김일성이 사망한 이후에는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공동으로 추천하여 결정하고 있다. ---p.16
북한군 총정치국은 군대 내에서 정치와 사상의 지도권을, 인민무력부는 군정권을, 총참모부는 군령권을 가지고 국방위원회의 직접 지도와 통제를 받고 있다. 총정치국 조직은 인민무력부에서 중대까지 군 지휘체계의 위계구조에 따라 전군에 조직되어 선전부, 조직부, 검열부, 근로단체부 등의 계통으로 각 군단사령부와 훈련소 사령부, 해공군 사령부까지 담당하고, 조직부, 선전부 계통으로는 사단, 여단, 연대까지 담당한다. 정치지도원, 선전원은 대대까지 담당하며, 중대에는 정치지도원이 파견되어 있다. ---p.26
총참모부는 10여개 군단과 8개의 훈련소, 공군사령부와 해군사령부의 전·평시 작전 및 훈련계획을 세우고 집행하고 있으며 매년 발령되는 최고사령관 명령 작성에 참여하면서 북한군의 지휘통솔을 담당하는 부서이다. 한국군의 합동참모본부에 해당하는 북한군 총참모부는 국방위원회 위원장과 최고사령관의 명령으로 움직이는데, 실제적인 군령을 가진 참모조직으로 육해공군을 지휘한다. ---p.36
김일성 시대의 북한군 체계는 인민무력부 내에 총정치국과 총참모부가 있어 군부에 대한 모든 지휘와 명령권을 인민무력부장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김정일 시대에는 이것이 분리되면서 총참모부는 전투부서를, 인민무력부는 비전투부서들인 후방 부서들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북한군 경험자들의 증언에 기초하여 예전의 총참모부 부서들 중에서 기획, 재정, 보급 등 부서들을 따로 선별하여 인민무력부 예하 부서로 정하고 그 기능과 역할에 대하여 조사했다. ---p.58
보위 사령부는 지금도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 등 북한의 권력기관들에 대한 조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막강한 권력기관이며 국내와 해외에 정탐 및 반탐 기지를 가지고 있다. 총참모부와 각 군단사령부, 해군사령부, 공군사령부를 비롯한 북한군 전체에 보위부가 설치되어 있으며 정찰국이나 민사경찰 같은 특수부대의 경우에는 소대 단위까지 보위지도원이 파견되어 있다. ---p.68
김정일 시대의 북한 군부에서 절대적인 권력 집단은 존재하지 않았다. 노동당과 총정치국, 총참모부, 호위사령부, 보위사령부, 국가안전보위부, 인민보안부가 지도자의 필요에 따라 다른 권력집단을 짓밟는 과정에서 ‘심화조 사건’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난 것이다. 김정은 시대의 북한 군부도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원래부터 갈등관계에 있는 군사지휘관들과 정치군인들, 보위군관들, 그리고 당 간부이면서 동시에 인민군 장성인 노동당 중앙위간부들 사이의 상호견제와 치열한 권력투쟁이 예견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장성택과 그의 세력들이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 김정은이 홀로서기에 성공한다면 현 집권세력이 아닌 새로운 세력들에게 힘을 주어 물갈이에 이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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