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를 들으면, 우리 나이대의 연애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내 주변엔 매번 만날 때마다 이별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 아마 결혼할 나이이다 보니 서로에게 바라는 것도 많아지기 때문에 더 자주 싸우는 것 같다.
애인이 없는 내 입장에선 애인이 있는게 어디냐 생각하지만, 그들 입장에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벌써 수천번도 더 헤어졌어야 하는게 당연한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이제 결혼을 생각할 시기이기도 하고,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이며,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기에 매우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사실을 알만큼 아는 나이이기 때문에... 헤어짐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느 순간 '연애는 설레임이며 즐거움'이라기 보다는, '연애는 결혼하기 괜찮은가 간보는 사전단계'가 돼버린 것 같다. 서로 순수하게 사랑하기 보다는 결혼한 후를 가정하며 서로의 모자란 점을 미리 걱정한다. 그래서 어렸을 때의 연애가 더 재밌는게 아닌가 한다.
노랫말처럼 이미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라는 물음을 친구들에게 감히 할 수는 없다. 사람은 핵심을 찔리면 당황하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결혼도 결정을 못하고, 이별도 결정을 못하고, 그렇다고 결혼하지 않은 채 오래도록 같이 연애하자는 결심도 못하는... 이도저도 아니게 된 경우가 많다.
아마 대부분은 헤어지지도 못하고, 떠나가지도 못한 채 그렇게 끌려가듯 언젠가 결혼을 할 것이다.
언젠가 나도 내 짝을 만나게 되면...
한눈에 딱 알아보면 가장 좋겠지만, 알아보지 못한다 해도...
이것저것 재지말고 순수하게 서로 좋아하다가, 너무 사랑해 서로 떨어져 있고 싶지 않을 때 & 같이 살고 싶을 때 결혼을 결정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설마 33 전에는 그런 때가 오겠지. ^^;;;;;
--- pp.17-18
마음의 몸살에 걸리다
두개의 큰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끝내버렸더니, 갑자기 허무해졌다. 프로젝트를 빨리 끝내기 위해 몇날 며칠을 주 평균 3시간 정도 자가면서 기획서/기능명세서 이리저리 뒤집고 커뮤니케이션 때문에 마구 뛰어다니고, 여기저기서 얻어터지기도 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몸살'에 걸려버렸다.
우선, 디버깅 과정에서 처음 내가 기획할 때 '우습게 간과했던' 요소들이 사용자에게 큰 문제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커뮤니케이션이나 일정 관리를 제대로 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때에는 무지 바쁘게 뛰어다녔는데, 남는 것은 '더 잘할 수 있는데...', '조금만 더 고민해볼걸...'이란 생각뿐이다.
게다가.. 왠지 내가 정체돼있는 것 같은.. 답답한 느낌이 든다. 빨리 빨리 성장하고픈 데 너무 격하게 노력하다보니 체해버린 것 같다. 대리 1년차가 과장 1년차의 업무를 다 소화해야한다는 부담감은 있는데,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아서... 계속 답답하다.
실제로 지난 3개월간 내 업무 + 과장 1년차 분의 업무를 혼자 소화해왔는데... 그런 과정에 나 자신을 많이 트레이닝하기도 했지만, 미진한 부분도 많았다.
이런 나의 미진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이런저런 책도 뒤적거려보지만... 내가 따라잡지 못하는 '경험치'라는 게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이번에 큰 프로젝트 2개를 마치면서, 나의 경험치도 조금은 쌓였겠지...
이번에 미진했던 부분들을 좀 히스토리화시켜서 나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마음을 조금 비우기 위해 하루 정도 쉬고 싶지만, 벌써 또 다른 프로젝트를 맡아 버렸다.
몸살이 며칠은 더 계속될 것 같지만, 그래도 내일부터는 다시 화이팅!
나보다 더 많은 스케줄과 스트레스를 소화하고 계시는 울 팀장님과 ** 대리님께 낼 맛난 거 먹고 기운내자고 해야겠당.
--- pp.155-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