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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N 난 이래, 넌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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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N 난 이래, 넌 어때?

: 보통의 어른들에게 안부를 묻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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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04g | 152*190*30mm
ISBN13 9791187119937
ISBN10 1187119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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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핫하다는 레스토랑이나 바가 아니라 좁고 어두운 집구석에 틀어박혀 드라마 정주행이나 하는 게 행복이라 믿는다. 한 번도 아니고 질릴 때까지 봤던 것을 또 보다가 저녁 무렵에야 폐인처럼 일어나 냉장고를 뒤적인다. 인간이 얼마나 찌질할 수 있는지 나 자신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 --- p.7

잼용 딸기를 잔뜩 사 왔다. 잼을 만들지 않았다. 그냥 먹었다. 더럽게 맛이 없었다. 그래도 먹었다. 그냥, 잼용 딸기에게 그렇게 해주고 싶었다. --- p.34

내 인생은 아마도 1류와 3류, 그 사이 어딘가에서 헤매고 있지 않을까. 굳이 말하면, 2류 인생 정도랄까. (…) 2류라는 건 그런 거다. 이도 저도 아닌 거다. 적당히 살다가 적당히 죽는 거다. 단 한 번뿐인 내 인생이, 나에게(만) 특별한 내 인생이 고작 이 정도인 게 불만이다 싶다가도 이 정도라도 하는 게 어디인가 싶기도 하다.--- p.65~66

평범한 사람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입학해 졸업하기까지 수없는 경쟁에 시달리는 일이, 고통스러운 업무, 유별난 사람들과 씨름하는 회사 일이, 절대 내 마음처럼 자라주지 않는 아이의 육아가, 그렇게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매일의 돌발 사건이 어떻게 평범할 수 있단 말인가. --- p.72~73

세상 사랑 다 받을 것 같은 아이돌 가수에게도 안티 팬이 있는데 내가 뭐라고 날 싫어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단 말인가.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거나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는 대신 나도 그 사람을 싫어해버리면 어떤가. 비로소 공평해진 것 같아 위로가 된다. 정신 건강 만세! 만세! 만세! --- p.84

일탈은 내게 쾌락과 희망을 준다. 하지만 일상은 나에게 밥과 잠잘 곳을 주고, 한 해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부모님의 노후를 대비하고, 사랑하는 내 강아지의 사료 살 돈을 준다. --- p.196

어느 날이었던가. 적막함을 없애기 위해 TV를 켜고 가장 유쾌한 코미디 프로그램을 보며 집혼밥을 했다. 코미디이너들과 눈이 마주쳤는데, 그들이 나를 보고 깔깔깔 비웃었다. --- p.234

세상의 외로워족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외로움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다. 익숙해지는 것이다. --- p.250

시간이 더 지나 40대가 되었을 때, 그때는 30대보다 40대가 더 좋다고 말할 수 있기를, 50대가 되면 50대가 더 행복하다고, 60대가 되면 60대가 제일 즐겁다고, 70대가 되면 70대야말로 황금기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나이를 먹는 것이 젊음이나 가능성을 잃는 데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기대로 가득 차기를 바란다. 정말 잘 살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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