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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몽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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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몽드

: 아홉 개의 환상기담

민경수 편 / 신주혜 | 작품 | 2013년 01월 1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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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0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08g | 128*188*20mm
ISBN13 9788961092180
ISBN10 8961092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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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편자 : 민경수
충남 부여 출생.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지식정보센터에 재직 중이다. 동국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한 후 성균관대학교 유교경전학과 석사 과정 및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청계서당, 국사편찬위원회 초서과정 등을 수료했다. 10여 년간 출판사 편집장을 지냈으며 『승정원일기』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편찬에 참여했고 한문 고전 번역가로 활동했다. 옮긴 책으로는 『초역 채근담』 『초역 행복론』 『멘탈붕괴유머』 등이 있다.
역자 : 신주혜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전공했다. 일본 쓰쿠바대학교에서 1년간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백석예술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임 중이다. 역서로는 『신의 카르테』 『남편이 아내에게 꼭 지켜야 할 11가지 에티켓』 『여자라는 것』 『마음을 리셋할 때 필요한 62가지 플러스 발상법』 『마음을 가볍게 하는 습관을 가르쳐 드립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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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내 친구……. 그리고 내가 여자로서 모든 사랑을 바쳤던 당신에게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신은 당신의 마음을 따랐던 내 죄를 후회하도록 만드셨지만, 나는 이런 백발이 되어 생의 끝자락에 가까워져도 당신을 사랑했던 일은 후회하지 않는 답니다. 그런데 이 성찬제에 모여 있는 저 옛날 옷차림을 하고 있는 분들은 누구인가요?”
- 「성찬제」 중에서

딱히 이상한 뭔가를 봤다거나 들은 것은 아닌데, 가구가 없는 어느 방을 지날 때마다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일종의 한기가 느껴지는 거야. 그렇다고 그 방에서 뭔가가 보인다거나 들리는 것도 아니야……. 그래서 나흘째 되는 날 아침, 나는 집을 관리하는 여자를 불렀어. 그리고 아무래도 이 집이 마음에 들지 않아 약속했던 일주일을 채우지 못할 것 같다고 하자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렇게 말하더군. ‘전 그 이유를 알고 있어요. 그래도 당신들은 다른 세입자들에 비해 오래 계신 거예요. 지금까지 이 집에서 이틀 이상을 버틴 사람도 별로 많지 않았어요. 사흘 밤이나 머문 사람은 당신들이 처음이에요. 그들이 당신들한테는 꽤 호의를 가지고 있었나 봐요.’
- 「유령 저택」 중에서

“당신이 105호 선실에 머물고 있다는 말을 들은 이상, 얼마 후 당신이 바다로 떨어지는 것을 보아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실 이는 비단 당신뿐만이 아닙니다.”
- 「이층 침대」 중에서

“내가 이 집에서 2년 반이나 사는 동안, 그 사람은 하룻밤도 집을 비운 일이 없었소. 그래서 내가 지금 얼마나 좋은지 당신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거요.”
이렇게 말하면서 그는 발걸음을 옮겨 등을 의자에 기댔다. 그 모습은 조금 전보다 더 진해지고 옷의 색깔도 확실하게 드러나 보였다. 걱정스러워 보였던 그의 얼굴도 구원받은 것처럼 만족스러운 빛을 띠었다.
- 「유령의 이사」 중에서

나는 범죄자였다. 나는 스스로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하며 나의 불행에 굴복하고 또 혐오했다. 그것은 마치 거미를 반쯤 죽이게 되면 결국 밟아 죽이고 싶어지는 충동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런 혐오의 감정을 가슴에 담은 채 그 계절은 끝이 났다.
- 「환상의 인력거」 중에서

사흘 밤낮 동안 수수께끼처럼 죽음의 손에 몸을 맡기고 있던 라자루스가 묘지에서 깨어나 자신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한동안 모두가 그를 유령이라고 생각했다. 죽음에서 되살아났다는 사실은 얼마 후 라자루스라는 이름을 무서운 것으로 만들고 말았다.
- 「라자루스」 중에서

“만일 내가 본 것이 사람이 아니라 망령이라면 지금 나와 이야기하고 있는 당신도 내게는 망령일 것입니다. 그때 공포는 조
금도 느껴지지 않았으며, 어디까지나 그녀는 친구로서 집 안으로 들어가 함께 이야기하고 친구로서 헤어진 것입니다.”
- 「빌 부인의 망령」 중에서

그때 나는 세상이 달라진 것 같았다. 마치 장님이었던 사람이 눈을 뜨게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까지 영광에 빛나던 주교님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빛나던 황금의 촛대도 샛별처럼 흐려져서 성당 안이 어두워지는 것 같았다. 사랑스러운 여인은 그 어둠을 배경으로 마치 천사가 나타난 듯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그녀는 빛나고 있었다. 빛날 뿐만 아니라 주위에 빛을 뿌리고 있었다.
- 「클라리몽드」 중에서

이런 생활이 반년이나 계속되는 동안 교생의 옆집에 사는 노인이 의심하여 벽에 구멍을 뚫고 몰래 들여다보니 입술연지를 바르고 분칠한 해골이 교생과 나란히 앉아 등불 아래 정겹게 속삭이고 있었다. 그것을 본 노인이 깜짝 놀라 다음 날 아침 교생에게 캐물었다. 처음에는 말하지 않던 교생이, 노인의 말을 듣고 두려워져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 「모란등기」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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