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께서는 우리에게 포크너가 의미한 바가 무엇인지 말해 주고 싶어 하셨다. 나는 꼭 알아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 의미를 완전하게 알지 못하더라도 어떤 리듬을 좋아하거나, 어떤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거니까.
알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앎, 지식이다. 맨 처음 나는 내가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마지막에는 내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 두 상태의 중간 부분쯤에서 나는 진실을 본다.
중년으로 접어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가 이 세상을 바꿀 수 없으리란 확신을 갖게 된 날이 있었다. 불현듯 그날이 기억났다. 뉴욕의 한 건물 51층에서,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회사원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수천 명의 여자들이, 그리고 수천 명의 남자들이, 버스로, 기차로, 택시를 잡기 위해 활보하고 있었다. 수만, 수천의 개미들이 자신의 땅굴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우리는 모두 그저 톱니바퀴, 너무 작아 눈에 보이지도 않을 일개미들에 불과한 것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고, 내가 속한 지구의 작은 코너일 뿐인 것이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그들 자신을, 그들이 속한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일 뿐. 이것이 내가 배운 한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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