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란 누구인가? 리더는 구성원들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성과를 창출하도록 이끄는 사람이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이 자신이 원하는 성과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구성원들과 일의 최종 목적지에 대해 소통하지 않으며, 자율권을 박탈한 채 리더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만 한다. 이 일을 통해 궁극적으로 어떤 성과를 거둬야 하는지 모르고, 작은 일 하나까지 리더의 지시를 받아야 하는 구성원 입장에서 일할 맛이 나지 않는 것은 당연지사. 출발부터 그러하니 성과달성이란 요원해지고 마는 것이다. ---프롤로그
리더가 구성원들과 성과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그 목표가 한마디로 ‘믿고 따를 만해야’ 한다. 즉 공감대를 형성하는 제1조건은 단연코 ‘신뢰성’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믿을 만한 성과목표란 어떤 것을 말할까? 여러 가지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수많은 기업에서 성과코칭을 하면서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측정 가능하고 예측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조금만 더 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 ‘이 정도 했으면 본부장님도 잘했다고 인정해주겠다’는 판단을 할 수 있어야 성과목표와 리더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원칙1 : 공감적 성과목표
드디어 1주일 동안 공들여 만든 브로셔를 구 과장에게 보고하는 날.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구 과장의 표정이 박선우 씨의 예상과는 사뭇 달랐다. 브로셔를 찬찬히 살펴본 구 과장이 입을 열었다.
“내가 생각했던 브로셔와는 다른데? 나는 어휘를 좀 더 세련되게 바꿔달라고 했는데, 저번 것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군. 그리고 디자인을 밝게 해달라고 했더니 너무 가벼워진 것 아냐?”
박선우 씨의 1주일 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다.
물론 1차적으로는 박선우 씨의 불찰이다. 수정한 표현을 중간에 보고하여 상사의 코칭을 받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한 사람마다 ‘밝다’에 대한 느낌이 다르므로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밝은 분위기를 원하는지 확인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만 몰아붙이기에는 구 과장의 실수도 결코 작지 않다. 그는 ‘내 말뜻을 잘 알아들었겠지’, ‘실력이 좋다고 했으니 내가 요청한 것 정도는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거야’, ‘요즘 젊은 친구들은 하나하나 알려주면 잔소리라고 생각하고 귀찮아하잖아’라며 넘겼던 것이 안일한 생각이었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실행 전에 확실하게 전략과 방법에 대한 코칭을 해주었으면 서로 얼굴 붉히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원칙 2 : 통찰적 전략코칭
“‘총알’을 주면서 전쟁에 나가라고 해야 승전보를 전하든 할 거 아냐. 이건 뭐 맨손으로 싸우라는 것도 아니고….”
오늘도 많은 구성원들이 울분을 토로한다. 리더가 지원은 제대로 해주지 않고 무조건 성과만 내라고 닦달한다는 하소연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리더들의 항변도 들리는 듯하다.
“아니다. 나는 분명히 내게 허용된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그런데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건 구성원의 책임 아닌가?”
지원을 해주는데도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이런 고민을 하는 리더가 있다면, 이때는 ‘지원방법’을 의심해야 한다. 다음 사례를 보며 생각해보자.
‘생산량 증대’라는 과제를 부여받은 생산팀장. 그는 본부장에게 설비를 운영할 수 있는 전기설비 전문가를 추가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요청은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으니, 전기설비 전문가가 아니라 산업공학을 전공한 신입사원이 들어온 것. 마침 공채 때 선발된 인원이 있으니 데려다 쓰라는 단순한 생각에 기계적으로 배치한 것이다. 그러고는 생산량이 증대되지 않자 본부장의 질책이 시작되었다. “원하는 대로 인력충원을 해줬는데, 왜 생산량은 제자리걸음인가?”---원칙 3 : 현실적 실행자원
‘이 일에는 김 대리가 적임자인데… 그런데 지금도 맡은 일이 많은데, 어쩐다? 할 수 없지, 이번엔 최 대리에게 맡겨야겠군.’
많은 리더들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원을 선발하면서 ‘누가 이 일을 잘하는지’보다 ‘지금 누가 덜 바쁜지’를 먼저 살핀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 돌리듯 순서대로 일을 맡기는 것이다. 이는 전략이 아니라 ‘할 일’에만 관심을 쏟는 셈이다.
이제부터는 일을 시킨다면서 업무진행 순서에 따라 수행해야 할 과제를 배분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성과목표를 근거로 위임하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물론 그러려면 리더가 사전에 구성원들의 역량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장점을 끌어낼 수 있는 적절한 역할부여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원칙 4 : 자결적 권한위임
얼마 전 모 경찰서에서 강의하던 중에 “경찰의 성과는 무엇입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이 물음에 대부분의 경찰관들이 이구동성으로 답했다.
“당연히 범인을 많이 잡는 것이죠!”
어떤가, 그럴듯한 대답 같은가? 그 자리에서 나는 이렇게 되물었다.
“범인을 많이 잡으려면 범죄가 많이 발생해야 하는데, 그럼 결국 범죄가 많이 발생해야 경찰관들이 성과를 올리고, 그래야 국민들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네요. 그렇죠?”
“음… 사실… 범죄가 많이 늘면 안 되는데….”
좌중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대한민국에 흉악범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범인을 많이 잡았다고 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 되겠는가? 어림도 없다.
이 사례를 통해 업의 본질과 고객가치를 규정하는 것이 생각만큼 단순하지 않다.---원칙 5 : 헌신적 소명의식
경력사원이든 신입사원이든, 누구나 입사하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조직 분위기다. 빨리 적응하기 위해 선배들에게 일하는 방법도 배우고, 그러면서 선배나 리더의 성향도 파악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어려운 상황도 요령 있게 잘 대처하게 될 것이다. 나쁘지 않다. 조직에 잘 적응하고 동료와 흠 없이 원만히 지내는 것은 팀워크 활성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그런데 이때 혹시 리더인 당신이 그들에 대한 코칭과 육성을 대충 하고 빨리 끝내버리려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는지 묻고 싶다.
구성원들과 성과목표를 세울 때 “뭘 고민해? 그냥 작년 자료를 참고해서 대충 해”라고 지시한 적은 없는가? “김 대리, 그거 대충 마무리하고 퇴근하자”고 오히려 대충주의를 강요한 적은 없는가?
리더의 입에서 ‘대충’이라는 말이 나오면, 안 그래도 머리가 복잡한 구성원들은 면책특권이라도 받은 것처럼 긴장이 풀어지고 해이해진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죽기 살기로 매달려도 될까 말까 한 일을 그야말로 대충 해서 넘기고 만다. 한두 번 그런 식으로 일을 하면, 대충주의가 몸에 배어버려 고치려 해도 고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니 일의 경중에 관계없이, 주어진 일은 무조건 성실하게 마무리하는 파이널 마인드(final mind)를 조직에 전파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원칙 6 : 실전적 역량훈련
‘역발산 기개세(力拔山 氣蓋世)’를 뽐내던 항우가 왜 무너졌는지 아는가? 그는 최고의 지략과 용맹을 갖춘 데 더해 평소 부하를 끔찍이 아끼는 덕장(德將)이어서, 부하들이 죽기 살기로 그에게 충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덕장 항우가 정작 논공행상을 할 때는 부하들에게 나눠줄 봉토가 아까워 벌벌 떨었다. 그런 모습에 부하들은 믿음을 거뒀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누구도 그의 편에 서지 않았다.
항우의 부하들이 목숨 걸고 싸웠던 것처럼, 당신의 구성원들은 글로벌 경쟁 하에서 주어진 성과목표를 달성하고자 배수의 진을 치고 애쓰고 있다. 그런 마당에 그들의 성과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겠는가?
---원칙 7 : 도전적 평가보상